물미역 2019. 12. 23. 07:56

지난 주 금요일에는 성시경 콘서트에 갔다.

성시경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콘서트를 예매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마 아이유 콘서트 예매를 놓치고 허한 마음에, 

뭔가 하이엔드 보컬리스트의 공연이 넘나 듣고 싶은 마음에 대체재로 찾았던 것 같음.

여튼 그렇다고 평소 성시경 팬이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었기에, 

막상 공연 당일이 다가오자 그 주에 넘 바빠서 혼술을 거의 못했었기에, 

집에가서 술먹어야 되는데 12만원이나 주고 산 표를 버릴 수도 없고, 

엄청 투덜투덜대면서 공연장을 꾸역꾸역 갔더랬다.

그런데, 참 여러모로 공연이 간지가 나서 볼만 하드라구.

우선 내가 본 모~~~든 공연을 통틀어 무대가 젤 예뻤음. 

공연장 플로어 한 가운데 원형 무대을 만들고 정가운데 그랜드 피아노를 놓고, 

주변에 밴드와 현악기, 코러스 등을 둥그렇게 배치했고, 

공연용 모니터도 둥그렇게 그리고 다층적으로 배치했는데

무대 설계에 엄청 공들인 티가 났음. 

게다가 관객들이 가진 보랏빛 야광봉까지 어우러지니, 

이건 좀 간지난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밖에 없음.

요렇게 사진을 찍어 왔지만 사실 실제 보는 건 백만배 멋쪘음.

 

공연을 할 때는 하단의 모니터가 위로 올라가고 작은 모니터가 아래로 나오고 여튼 뭔가 첨단 스러움.

(공연 중에는 사진을 못 찍게 했는데 이건 앵콜 할 때라 다 찍더라구.)

무대 전체가 360도 회전하기까지 함.

 

성시경은 엄청 크더라.

정말 엄청엄청 커서 간지가 좀 나드라구.

그래서인지 공연을 보고 나오는데, 

성시경이 넘 잘 난 것 같아 열패감이 들었음.

난데없이 댓살은 어린 연예인에게 무슨 열패감이야싶지만, 뭔가 좀 그래.

애가 키크고 잘생겼지, 머리도 좋지, 피아노도 잘 치지, 말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잘하고, 

정말 빠지는게 엄서. 게다가 이효리랑도 사겨봤구.

결정적으로 올해 피아노만으로만 하는 소극장 공연을 37번인가 한국에서도 하고

일본이랑 미국이랑 해외 공연도 여러번 했더라구.

요새 일본 갔다고 욕먹던데 원래가 일본 공연 부지런히 해왔더만. 

그것도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사명감도 있었고.

지금까지의 쌓아온 부와 명성만으로도 편하게 살려면 얼마든지 편하게 살 수 있을텐데

자기 커리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는 것도 그렇고 ㅁ랑지.

여튼 넘 잘난 것 같아 좀 재수없더라.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