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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물미역
2019. 1. 2. 09:37
상담을 받을 때마다
상담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나 스스로를 좀 더 아끼고 보살피고 특히 돈도 좀 쓰고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내 스스로를 얼마나 아끼는지를 세상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로써는
실로 동의하기 어렵지만서도,
남들이 다 그렇다고 하니 좀 그럴까 싶은데,
마흔 평생 습관을 어디 버릴 수가 있어야 말이지.
그래서 올해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나에 대한 투자를 일종의 일이다...라고 생각하기로 했지.
나 스스로를 고객으로 생각하고 고객님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다양한 플랜을 수립하고 많은 투자를 해보기로 하고,
신년을 맞아 고객님의 현황과 이슈를 도출하고,
건강-경력-학업-재무-취미-여행-인간관계 등 7개 영역에 대해
영역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스물 세가지의 Action Item을 도출한 후,
연간 스케줄링에 따른 로드 밸런싱까지 수립하.....려고 했는데,
열 두번째 Action Item까지 도출했을 때 이미 4시간이나 후딱 지나버린야.
공정율은 불과 35%정도였지만 너무나 지쳐서 도저히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지만,
새해 첫날인만큼 상큼하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낮술을 마셨다.
고객님, 제가 너무 무능해서 삶의 질이 올해도 형편없을 징조입니다.
근데 자꾸 내 스스로를 고객님으로 객체화하고 일처럼 대응하는게
정말 정신 건강에 좋을지 의문이야.
어쨌든 비록 어제는 포기했지만,
오늘 아침은 고객님의 건강 개선 플랜에 따라 지각을 감수하고 지하철로 출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