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극켬.

물미역 2018. 8. 15. 03:02
세계문학상의 1회 수상작은 아마 손예진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아내가 결혼했다>로 기억되는데
무려 14년전의 일이지만 그 책을 서점 매대에서 주워들고 후루룩 훑었을 때의 강렬했던 극혐의 느낌이 아직 선연하다.
당시로써는 꽤 파격적인 설정이었는데 그 파격의 의도가 남성 위주의 판타지적 시각에서 여성을 도구적으로 설정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인데 지금 생각하면 전혀 반대로도 읽힐 수 있고 내가 딱히 페미니스트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아닌제 그때는 왜 그렇게 느꼈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여튼 한국소설을 문학상 수상작 위주로 읽어 온 나이지만 그 뒤 세계문학상 만큼은 지나치게 통속적이고 대중적인 기준으로 수상작을 선정하는 피해야할 타이틀로 각인되었으며 그 이후 수상작 면면을 보아도 이러한 선입견이 딱히 수정되어야할 필요성을 못느끼던 참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1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을 빌리게 된 것은 세가지 이유 때문이었는데 첫째 은희경이 심사위원에 포함되었고 둘째 작가가 전업이 아닌 직장인(대학 교직원)이었으며 셋째 아무도 빌려가지 않은 완전 쌔 책이었기 때문이다 .


아 근데 책 읽어보고 깜딱 놀랐잖아.
기본적인 스토리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서술이 난해하더라구. 세계문학상 수상작들이 지나치게 통속적일 지언정 이야기는 술술 잘 읽혔는데 이건 당최 뭔상황이고 뭔 애긴지 잘 알 수가 없어서 짜증나서 한 10장 읽다가 때려침. 작품이 난해하다거나 심오하다거나 그런게 전혀 아니라 작가가 이야기를 서술해내는 재주가 형편없을 뿐이 아닌가 싶은게 굳이 장르를 또 따지자면 코믹쪽이거덩. 개별 문장 몇 개를 따지자면 위트와 유머가 없진 않고 상황도 어렴풋이 대략알겠지만 서술이 매우 불분명해서 읽다보면 화딱지만 났다. 왜 이딴 책이 세계문학상 수상작이 됐지? 여튼 세계문학상이랑 나는 안 맞아. 정말 안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