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경험
제목 : 기괴한 경험
Feat : 한국이 싫어서 Wriiten by 장강명
그러니까 여름 휴가를 4일 앞둔 어느 월요일의 나는 대단히 의기소침했어.
아. 물론 일생이 의기소침한 나로써는 어느 월요일의 의기소침이 새삼 대단할 것도 없었건만
그날의 의기소침이 꽤나 와닿았던 것은 아마도,
투덜투덜대면서도 여름 휴가지로 예정된 동유럽 여행이 그래도 어느정도 설레였기 때문이었으까..라고 하기에는 ,
분명 개운치 않은 맛이 있다는 것이 분명하긴 해.
어쩄든, 여름 휴가를 4일 앞둔 조금은 특별한 월요일임에도 ,
실장은 당최 의도를 알 수 없는 구박의 맥락에서 그다지 크리컬하지도 않은 굉장히 일상적인 업무로 나에게 엄청나게 화를 냈고,
부사장은 퇴근하면서 내 책상을 구석구석 둘러보며 담배를 피는건지 아닌지 충궁해댔다.
당연하게도 담배를 끊지 못한 나는 쭈뼛쭈뼛 저기...제가 정말 끊지는 못했는데 엄청나게 줄였거덩요...라구 하자,
부사장은 나는 당최 이해가 안된다. 사람이 기면기고 아니면 아니지 줄인건 머냐..라며 엄청나게 힐난을 해대다가,
그래도 혈압은 아침저녁으로 열씸히 재고 있어요...ㅜㅜ...라는 말에,
오늘 혈압 얼마였는데..라며 꼬치꼬치 캐묻다가 퇴근을 했고,
밥도 못먹고 똥싸고 있는 다른 팀 뒤치닥거리를 하느라 야근을 하다,
아니...왜 구박은 구박대로 받고 일은 일대로 하고 있다 싶은 마음에,
나는 네 똥 더이상 안 닦아 줄거라는 요지의 메일을 다른 부서 임원에게 보내던 퇴근 길에,
당최 끝간데 없을 네 놈의 구박은 언제까지 계속 될껀지 알기나 하자라는 마음에,
울 실장이 자주 들리는 울 실장 동네 빠에 들렀지만 실장이 없어서, 그냥 돌아오던 길이었어.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언니 집에 들러
언니집으로 배송된 묵직한 책빡스를 품에 안고 동네를 배회했지.
한참을 배회하다가 맨날 지나치기만 했던 소박한 동네 술집에 들렀어.
그리고 그 기괴한 일은 시작됐지.......
다음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