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의 시장
유튜브 세상은 매우 광활해서
성공과 경제적 자유 등을 위해 열씨미 사는 사람들의 체험과 비법들이 넘쳐나기도 하지만,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기 힘든 나태한 무기력자들을 위한 안내서들도 작게나마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후자의 맥락에서 요즘 잼나게 보기 시작한 채널이 이거다.
https://www.youtube.com/@newyorkcrab
뉴욕털게
어우 오셨어요 거기 앉으세요. 어설프고 해가되는(?) 카운슬링,, 털게한테 보내주신 사연은 일단 무조건 3회독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영상에서 언급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www.youtube.com
이 사람의 주요 컨텐츠는 박사 학위 논문 작성에만 8년을 허비한 무기력증 끝판왕 극복기인데,
일단 박사 수료 후 논문을 8년을 뭉갠 거는 증말이지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무기력 사례인데다,
이 사람의 컨텐츠 중 가장 울림이 있었던 부분은 역시 자녀의 장애 문제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 대한 거였는데,
이 냥반이 글쎄, 자식이 있는데 자식이 발달장애인가 지체장애인가 그렇다는 거야.
건강한 자식도 양육하기가 녹녹치 않은데,
장애있는 자식 양육이라니, 그 고통을 도저히 상상하기 조차 어렵지만,
이 사람은 그 사실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수고로움에 압도당하지 않고 담담히 잘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타고난 기질과 후천적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꾸역꾸역 한 가정의 가장으로 기능하며 살아가는게 정말 대단하다 싶다.
게다가 얼굴도 멀끔하고 뭣보다 딕션과 발성이 좋아서 유튜브에 정말 최적화된 피지컬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지.
나쁘게 생각하려면 지옥이 따로 없으므로 좋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요지였는데,
자세한 건 잘 기억 안나지만 여튼 뭔가 참 대단하다 싶었음.
나태함에 대한 것도, 이 사람의 요지는 자신이 나태하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절대로 무리한 노력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신 조금씩만, 괴롭지 않을 정도라면, 이를테면 하루에 단어 10개 외우기 같은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설정하고 그거 완료하면 죄책감 없이 그냥 하고싶은대로 시간을 쓰라는거지.
결국 자신의 지금 상태나 변화를 스트레스 받지 않고 평온하게 받아들이는게 중요하다는 것인데,
사람이 살다보면 어려운 일도 겪고 불행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불행을 원망하지 않고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아직 나의 실직을 일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게 아닌가 한다.
지금의 상태는 임시일 뿐이라고, 잠시 거쳐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게 그 증거.
결국 재취업에도 실패하고 지금처럼 무소속의 날들이 이어지더라도
괜찮을 멘탈을 가져야 되는데 아직 그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거지.
오늘은 상담 선생님이랑 이 부분에서 애기를 해봐야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