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날씨 애기 아님.

물미역 2019. 8. 12. 15:45
여기는 정말 날씨가 기똥차게 좋다.
한낮의 강한 햇살만 빼면 습도나 기온이나 어찌나 쾌적한지 햇살이 강하지 않은 아침 저녁은 정말이지 완전 울트라 짱.
천국이 있다면 이런 기후를 가졌으리라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엄을 정도로 정말 좋았는데 일주일 가까이 되고 앞으로도 일주일 넘게 남으니까 이게 뭔가 위화감이 들면서 솔직히 날씨가 별로인거야.

한국이 사계절이 뚜렷해서 좋으네 그런 애기를 하는게 아니라 한국은 날씨가 정말 변화무쌍하고 그로 인해 정말 많은 음식문화, 의류문화, 건강 문화 등등 모든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모 디게 애기거리도 많고 사랑도 많고 번민도 많고 어려움도 행복도 많다고 생각하거덩.
날씨가 일상의 원인이라는게 아니라 사람의 핵심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시키는 만화경 내지 프리즘이라는 거지. 근데 여기는 사시사철 날씨가 좋잖아. 그러니까 그만큼 감정이 표출될 계기가 엄는거야.
물론 날씨 변화자체가 사람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엄지. 비올때 파전에 막갈리가 생각나고 여름에 냉면 겨울의 군고구마처럼 사람의 무드를 변화시키는 영향도 분명 있고 말이지.
그럼 등등의 이유로 나는 덥고 춥고 옷값 많이드는 변화무쌍하며 질척질척하고 짜중나는 한국의 날씨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음.
게다가 여기는 날씨가 너무 좋다보니 약간 날씨가 사람에게 과시하는데 느껴짐.  이정도로 좋으면 네가 군소리 없이 살아야하는게 아니냐는 느낌이 듬. 이런 날씨에 감정 기복이 생기거나 우울해지면 전적으로 네 인성 탓이라고 날씨가 선언하는 느낌이 듬.

그런데, 내가 여기와서 어떤 사람을 봤는데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친절하며 나한테도 잘 하는 사람인데 웬지 모르게 엄청 비호감인거야. 사실 다른 사람의 정신세계를 깊이 들여다버기는 어렵지만 어찌어찌해서 그 냥반 정신세계 초입까지는 분명 들어갔다왔는데 정말정말. 그 사람이 싫은거야. 근데 내가 성격이 뒤틀려서 그렇다고 인정하기는 싫으니까 내가 왜 그 사람을 싫어하는지 엄청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그 사람 정신 상태가 좀 캘리포니아 날씨같아 그렇다고 깨달았음. 짱 싫어. 진짜.

사람이 좀 감정기복이 변화뮤쌍하고 변덕이 죽끓듯 하고 변곡점도 있고 자뻑과 자기반성을 오고가고 하는 등 적당히 등신같으야 매력이 있지 그렇게 시종일관 나 잘났소하면 실제로 아무리 잘났어도 재수없지.

혹시나 읽는 사람의 혼선이 있을까바 굳이 짚고가자면 어떤 사람을 욕하는 글이 맞음. 이 캘리포니아 날씨같은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