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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처녀 친구들

물미역 2019. 2. 12. 08:46

남들은 여기저기 많다고는 하는데, 

내 주변에서는 나같은 노처녀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편이다. 

회사에서도 매우 적고, 특히나 친구들 중에서는 나 말고는 한명 밖에 보질 못했다.

그런데 회사 노처녀들도 그렇고, 한명밖에 없는 친구 노처녀도 그렇고, 

다들 결혼이나 양육을 전혀 희망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들이야 자발적 비혼/무자녀이므로 자신들의 상황에 별로 개의할 바가 아닐텐데, 

나는 결혼도 하고 싶고 애도 갖고 싶은데 못하니까 

내 스스로가 참 못나게 느껴지고 인생이 허망하끼 짝이 없다.

특히 내 주변 사람들이 다들 멀쩡하게 결혼하고 아기 낳고 잘 사는 모습들을 보노라면, 

그 평균적인 삶을 살아내지 못하는 내가 너무 열등한 것 같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특히나 폐경기가 다가오니 내 유전자가 결국 자연에서 도태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입맛이 매우 씁쓸해진다.

나는 사후 세계나 영혼내지 귀신 나부랑이를 전혀 믿지 않고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옥이나 연옥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은 1도 없지만, 

유전자의 단절이란 일종의 본능의 영역이라 그런지 좀 두려운 것 같다.

뭐 비록 볼품없는 유전자지만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 모든 유전자의 생존 본능이야 자연 앞에서 평등할텐데 불쌍한 내 유전자. 

못난 주인을 만나 이번 개체에서 생을 마감할 운명이라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고나. 끄윽끄윽.


P.S 이딴 뻘글을 쓰다보니 회사가 좀 평안한 상태인가바...라고 하기엔 이번주가 쌜러리 레터 주는 주간이라 폭풍전야 느낌이 아닌가 싶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