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신세경
이사 할때만 해도 한창 공사 중이 었던 집 근처 건물 하나가,
어느 덧 거의 완공이 되어 분양을 한다는 현수막이 나부끼길래,
투자 목적으로 하나 사둘까 싶어 부동산을 갔다.
지금 이 집에 안착하기 까지 주거 문제로 20년 방황했더니
사실은 새로 지은 집 보러다니는게 일종의 취미가 되버렸는지,
근처에 새로 건물 올라가면 빌라든 아파트든 일단 보러 다니는 편이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부동산 공부하고 찾아다니고 이럴 정도는 아니고 그냥 집근처에 빌라나 모델하우스 있으면 가보는 정도랄까...항상 이게 문제야. 이렇게 애매한게 문제라규.
여튼 원룸과 1.5룸으로 구성된 그 건물은 오피스텔인 줄 알았는데 오피스텔도 아니고 도시형 생활주택도 아니고 의외로 아파트였다.
그래서 아니 왜 원룸이랑 1.5룸을 아파트로 지었어요 라고 했더니 오피스텔은 관리비가 비싸서 그랬다니 어쨌다니.
그래서 저는 이미 주택이 있어서 다주택자 되면 세금 많이 나올까바 걱정이라고 했더니,
나보다 진짜 열살은 많아 보이는 부동산 싸장님이 말씀하시길,
"엄훠, 싸모님, 그러시면 아드님 명의로 하시면 되죠" 라구 하는그야!
부동산 명의를 가질 정도로 장성한 아들 없는 건 도저히 둘째 칠 수 없긴 하지만서도,
내 아들은 일찌감치 주택 청약 저축 가입해서 제대로 된 아파트 분양 받는게 베스트인데
아파트 같지도 않은 아파트로 무주택자 자격을 날리라는 뭐 이런 되도 않는 애기를 조언이랍시고 하다니 부동산에 대한 신뢰가 팍팍 떨어지다가,
아니 내가 페미는 아니지만 그래도 딸이 있을 수도 있는건데 왜 무조건 아들명의로 하래....라는 건 쓰다보니 든 생각이고.....여튼 종합적인 당혹감이 밀려오다 근데 내 나이에다 체형 고려시 장성한 아들이 있어도 이상하진 않겠긴 하지 싶다는 현실에 빠른 수긍이 되면서 그렇지 못한 늙어 빠진 내 상황에 현타로 인한 시무룩으로 상황을 받아들여졌다.
참고로 1.5룸은 3.5억, 베란다 있는 1.5룸은 4.3억에 분양 중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빌라 쓰리룸의 분양가가 4억 정도로 들었는데
아. 이거를 사? 말아?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까지는 앞으로 4년이나 남았는데,
아파트 등기전까지 이거 사서 3년 정도 잠깐 가지고 있다가 팔까...싶기도 함.
전세끼면 8천 정도만 있으면 된다는데 여유돈 굴린다 치고....
근데 얼마나 오르려나 모르겠네.
부동산 시장이 워낙 불장이다 보니 이 분양가가 적정가인지 아닌지 도저히 감이 안잡힌다.
아니 무슨 원룸이랑 1.5룸을 아파트로 허가를 받는데. 넘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