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여정
오늘은 백신 3차 접종일이라 금방 맞고 올 요량으로,
예약시간보다 조금 이른 오전 8시50분경 집에서 도보 3분 앞에 있는 병원으로 갔다.
나보다 일찍온 사람도 있고 해서 좀 기둘려야 했는데,
막상 내가 접수할 차례가 되니 내가 예약 명단에 없는거야.
사실 도보 3분앞 병원으로 들어서면서도
분명 예약을 희망한 병원은 여기가 맞는데 실제로 이 병원에 했는지 아리까리 하긴 했지만,,
2차를 여기서 했으니 얼추 맞겠지 싶었건만 접수자 명단에 없어서 혹시나 하고 예약 까똑 온 걸 확인해보니
여기가 아니라 도보 15분 거리의 엉뚱한 병원에 예약했더라구.
병원이름들이 넘 비슷해. ㅜ.ㅜ
거기까지 가기가 넘나 애매해서 그냥 여기서 맞으면 안되요라구 물어봤더니
노령자가 아니라서 안된데. 예약자만 맞을 수 있데. ㅜ.ㅜ
다른 날로 미룰까도 잠깐 고민했지만
오늘 백신 맞으려고 나름 몸과 마음의 준비를 했던지라 (이를테면 오늘은 술먹지 말고 내일 마시자 등)
차가운 공기를 가르고 610m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서 3차 백신을 맞았어.
근데 이 병원이 우리 집이랑 언니네 집 중간쯤이거덩. 좀 돌아가는 코스이긴 하지만.
어제는 아부지가 올라오셔서 언니네 집에서 방어회에 소주 먹느라고 언니네 집에 차를 놓고 온 관계로,
오늘 차를 찾으러 갈 생각이긴 했어.
그래서 합리적인 선택으로다가 어차피 찾을 차 중간 정도 왔으니 지금 찾으러 가기로 했지.
그래서 다시 차가운 공기를 가르고 언니네 집을 도보로 이동해서 차를 가지고 왔어.
그런데 아침부터 예상치 못하게 산책을 길게 했더니 허기지고
백신을 맞으니까 뭔가 밥을 잘 먹어야 될 것 같은거야.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 맛집 순대 국밥집에 들러 순대국밥을 먹었어.
이 순대국밥집은 엄마 아빠 언니 등등 온 가족이 엄청 좋아하는 동넨 맛집이거덩.
특히 포장해서 먹으면 양도 넉넉하게 주는데다 1인분 포장시 20% 할인, 2인분 포장시에는 1인분을 추가로 공짜로 주기 때문에 아주 가성비가 좋다구.
그래서 어제 언니네 집에서 방어회 먹을 떄 아빠가 여기 순대국밥 좀 포장해오라고 헸던 관계로,
순대국밥 포장겸 간 거라 순대국밥을 뜨끈하게 먹고 2+1=3인분을 포장해서 차에 탔는데,
회사 폰에서 Teams가 막 울리네.
이상하다. 왜 조용한 연말 오전에 Teams가 울리지....하고 받아봤더니
아뿔싸!!! 10시30분에 콜하나 있는 거 깜빡함.
애초에 이렇게 오래 밖에 있을 줄 몰랐지. ㅜ.ㅜ
두근반세근만 하며 순대국밥 포장을 옆에 두고 차안에서 얼추 콜 해치우고,
언니네 집으로 다시 이동해서 순대국밥을 아빠에게 전달하고,
집으로 와서 차를 세우고 도보 5분거리에 단골 카페에서 업무 집중도 향상을 위해 아아 테이크아웃까지 해오니.
아침에 집을 떠난지 어언 두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음.
분명 아침 8시50분에 집을 나설 때만 하드라도 최장 20분안에는 귀가할 줄 알아는데.
그래도 추운 겨울날 아침 무려 40여분에 달하는 동네 산책을 하고 먹는 뜨끈한 순대국밥은 넘나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