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사랑
출장와서 만난 수십명의 사람 중, 가장 나의 관심을 끈 것은 Kai님이다.
일단 하는 일이 비슷해보이긴 하는데, 포지션도 유니크해보여서,
구체적으로 저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가 매우 궁금했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 떠듬떠듬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찾아가다보면,
대부분의 끝에는 그가 있었다.
덩치가 산만한 Attorney인데 똑똑하고 전문성이 높으며 친절한 사람으로,
그만큼 말도 참 많아서 내가 뭐 물어보면 그거가지고 혼자서 30분은 넘게 떠드는 지라
(가만히 둬밨더니 한시간 반동안 혼자 떠들어서 정말 힘들었다.
나의 영어 리스닝 집중력은 10초란 말이야.)
모 하나 물어보기가 매우 조심스럽다는 단점이 있지만. 실력있고 친절한 좋은 사람이다.
나와 포지션이나 하는 일이 실제로도 비슷한 면이 많다보니
직장내에서 가지는 고민 또한 비슷해서
Legal팀이 아무런 쓸모가 없다느니 현실을 전혀 모른다는 따위의 불평을 허물없이 털어놓아 줘서 더욱 신뢰가 갔다.
(아니 내가 먼저 투덜댔던가.)
역시 상호 신뢰란 공동 뒷담화부터 시작된다는 것은 글로벌한 법칙인 것이다.
This is just between you and me 라는 말이 가진 마법과 같은 융화력이라니.
나를 겨우 두번째 보면서 그런말 하는 건 성급한거 아니냐는 약간의 위화감이 함께 들긴 했지만 말이다.
자신의 전문성과 철학을 가지고 접근하지만 이걸 다이렉트 리포트라인에서는 서포트하고 발전시킬 준비가 안되어 있는 한마디로 답답한 상황인거지. 그래서 다이렉트 리포트 라인이 아닌 테크 조직과 주로 일하고 그 조직에서 이 사람만 테크 조직이 있는 다른 캠퍼스에 일을 한다. 그 와중에 일 중독이고 모 그런거지.
그 사람도 내가 우리팀 소개를 위한 발표를 할 때 자기와 비슷한 상황인 걸 알아봤다고 했다.
사무실에 출근했는데 그 냥반이 자리로 찾아와서 오늘 회의는 이런저런거 할꺼다 등등 상세하게 안내해줘서,
나도 모르게 말했따.
사랑합니다.
그랬더니 그가 굳이 구분해서 말하더라구.
좋아합니다.
그 와중에 칼같이 선 긋는 거 바바. =.=
키는 크지만 완전 배불뚝이에다가 주말에 머했냐고 물어봤더니,
집에서 딩굴댔다고 하는 걸루 봐서는 게으른게 틀림없을 라이프 스타일까지 완전 내 스타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