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폭주
영 컨디션이 좋지 않아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던 관계로,
새벽 3시에 넷플릭스를 배회하다
어느 골목 구석에서 우연히 2016 년 개봉작 <여교사>와 마주쳤다.
웬만한 개봉 영화는 다 챙겨보지만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마르고 닳도록 본 설정이 대단히 흥미롭지는 않고
결말도 꽤나 예상 가능해서(나중에 김하늘이 폭주하고 파멸할 구체적인 경로가 궁금한 정도)
딱히 보지 않고 넘어갔는데 요새 뭔가 심난한 관계로 새벽에 끝까지 봤는데
의외로 볼만했음.
한마디로 인간의 열등감과 욕망에 대한 영화인가 본데,
뭐 이래저래 공감가는 면이 많았는데,
어찌된 셈인지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나도 김하늘처럼 젊은 육체를 가져봐야겠어!! 라는 생각만 덩그러니 남아서,
(전혀 야한 영화 아닌데, 완전 진지하고 담담한 영환데도)
현실적으로 젊은 남친을 사귈수는 없으니 그래! 호빠를 다니자! 하고,
연하 남친 사귀는 법 내지는 호빠 가는 법을 네이버에 검색하려다가
유튜브에 검색했는데(요즘은 궁금한거 생기면 무조건 유튜브 검색함, 이러니 너도나도 유튜버 할라 하지)
어쩌다 예전 호빠 마담 경험이 있는 어떤 게이 영상물을 봤는데 재연이 넘나 웃겨서 몇개 더 봤더니
내가 머 하는 짓인가 자괴감이 들어서 관두었음.
(하지만 구독은 눌렀지. ㅋㅋ 먹방의 길티 플레저를 이젠 밤문화 컨텐츠로 갈아탈 듯)
남자들은 좋겠다.
돈 있으면 꽃같은 젊은 애들이랑 놀 곳이 많아서.
나도 가끔은 꽃같은 애들이랑 놀고 싶은데!
(아니 뭘 해보겠다는게 아니라 꽃같은 젊은 칭구들이 방실방실 웃어주면 일단 늙은이는 마냥 좋잖아!)
윤리적 사회적 정치적 도덕적으로 걸리는게 넘 많아!
돈이 있으면 뭘해.
집도 못 사고!(집 사기에는 빠듯하고)
옷도 못 사고!(맞는 옷 찾기가 어려움)
원하는 걸 막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여행가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술 사주면서라도 같이 놀 사람도 없고!
그래서 호빠를 다니겠다는건데 당최 다닐 수가 없고!
뭐 돈 버는 보람이 하나도 없어! 하나도!
(부모님 용돈 꾸준히 드릴 수 있다 정도..?)
언제까지 거지같은 집에서 거지같은 옷만 걸치며
몸에도 좋지 않은 치킨 나부랑이에다 싸구려 소주나 들이붓는 거지같은 인생을 살 것인가!
나도 좀 품격이란걸 가지고 살아봤음 좋겠당~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