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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물미역 2024. 10. 12. 09:38

1.

나는 소설책 읽기가 주요 취미이지만 사실 한강의 책은 단 한권도 읽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역사의 질곡에서 고통받는 개인의 비극에 대한 컨텐츠에 노출되는 것을 불편해하는데, 

공감 과잉이라 넘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택시드라이버나 변호인 같은 영화들도 비슷한 맥락에서 보지 않았다. 

그래서 경사스런 뉴스를 접하고 나서도 여전히 한강의 책은 읽지 않을 예정인데, 

독서클럽에서 매년 연말 노벨상 수상작품을 지정도서로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읽게 생겼다. 

벌써 맘이 불편하네. 

아부지가 책을 사려고 하는데 모두 품절이라고 책 좀 구해달라고 했을떄

이게 무슨 말씀이시지 했는데 실제로 온라인에서도 다 품절이더라. -_-;;;

하긴 노벨문학상이 보통일이냐. 개인사 뿐 아니라 국가적 역사에 길이 남는 이벤트지. 

2. 

국민연금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었다고 뭐가 날라왔다. 

아니 간헐적 비정기 소득이 있는 백수도 소득의 9%를 국민연금으로 내어야 한다고 했다. 

회사에 있으면 회사가 절반을 내주는데 백수는 9%를 전부 자기가 내야 된다는데 이건 뭔가 정책이 잘못된 거 아님?

가뜩이나 백수라서 생계 걱정을 하는 와중에 국가가 보전해주기는 커녕 얼마되지 않은 비정기 소득에서 온전히 강탈해간다니!!!! 너무해!!!!!

그리고 소득이 비정기적인데 이걸 어떻게 9%를 측정하는건지....월요일에 전화해서 물어바야지

3. 

주식 받은 거 신고 덜했다고 세금 7백만원 때려맞은 것도, 

월요일에 국세청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저는 불쌍한 실직자입니다, 좀 봐주세요 하고 징징대 볼 참인데, 

과연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을런지 귀추가 주목된다.  

게다가 아파트 연말에 입주하면 취득세 3천만원 납부가 기둘리고 있다능.

진짜 불쌍한 실직자가 되었음에도 국가는 왜 이리 나에게 뜯어가는게  많은지. 

그래서 올해는 (일주일만에 범퍼 긁어버린) 차도 사고 이사 비용에 부동산 취득세에 가산세 등등해서 순자산 1억원 정도가 감소할 것만 같다. 

이게 실직 첫해에!!!!!! 과연 바람직한 방향이란 말이냐!!!!!

이대로라면 죽기전에 전재산 탕진이 단순히 그냥 하는 말이 아닐 수 있다....  -_-;;;

4. 

상담선생님과는 드디어, 

내가 딱히 뭘 안하고 쓸모없이 누워만 있고 휴식을 충분히 취해도, 

하나의 개체로써 존중/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대전제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사실 여전히 좀 미심쩍고 찜찜하며 근거가 미약한데, 

일단 전문가가 꾸준히 그렇다고 애기해주고, 

그렇게 생각하는게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내키지 않지만 동의했다. 

사실 이런 확실한 대전제가 있으면 인생이 훨씬 더 편안해지는 면이 있으니까. 

그런 측면에서 신을 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긴 한다. 

지난 수십년간 약 10여명의 상담선생님을 거치면서, 

모든 선생님들이 나의 운영체제에 이런 자기애 내지 자기긍정 패치를 깔려고 무던히도 노력을 해오셨는데, 

내가 매번 이 간단한 전제에 동의를 한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인스톨이 성공해서 상담선생님도 엄청 뿌듯해하시는 것 같았다. 

나에게 효능감이 중요하고 스스로의 기능성에 대해 집착하는 것은,

우월감을 쫓는 것처럼 보이지만 뿌리깊은 열등감의 반로이고, 

이것이 불안을 무한 생산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 이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녀의 요지였다. 

이 열등감을 극복하지 않으며 어떤 상황이든 항상 불안하고 우울하고 힘들거라고 했다. 

사실 분명 백수인데도 요새 웬일인지 일이 많아져서 좀 당황스러워지던 떄이기도 했다. 

......

5.

여튼 회사다니면 안했을 이런저런 행정적인 일처리에 이사 준비하고 일거리떔에 노심초사하느라 정신이 없는 요즘이다.

6. 

오늘 아침도 조깅을 위해 길을 나섰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걍 돌아왔더니

시간이 애매해져서 연속 이틀째 조깅을 못하고 있어서 찜찜하다. 

조깅은 정말 좋은 것 같다.

누누이 말하지만 러닝아니고 조깅과 산책 그 어딘가이지만 운동은 약간의 근육통이 느껴져야 좀 하는 맛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