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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물미역 2020. 1. 7. 15:51

1. 

유튜브 알고리즘이 40대 비자발적 독신의 삶을 사는 여성 크리에이터의 컨텐츠를 추천해줬다.

원래 내가 하려던 아이템이었는데 한발 늦었다.

나란 사람은 은근 스노비즘에 쩔어 있는지라

자연 친화적 미니멀 라이프를 사는 이 동년배의 삶을 앞으로도 잘 안 볼 것 같긴 한데, 

몇 편 보지는 않았지만 그 냥반 말에 공감 가는 점이 많기는 했다.

이를테면 중년 독신의 삶에 대한 컨텐츠가 별로 없다는 점이나, 

유튜브를 하는 이유가 자신이 죽어도 아무도 자신을 기억해주기 않기 때문에 기록을 남기기 위함이라는 점 등이 말이다.

나에게는 물리적 사망보다 사회적 사망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듯 하다.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들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독신의 삶이란 내가 내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는다. 

특히나 죽어도 아무도 나를 유의미하게 추억하지 않을 것이고 그야말로 전혀 존재하지 않게 될 것 이다.

어서 박사 논문을 쓰고 연구 활동이라도 부지런히 해야 텍스트로라도 나의 정신이 남아...........

...아니 뭐 이렇게까지 할 것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나는 그냥 죽으면 끝이라는 점이 좀 서글프다.

독신의 삶이란 끊임없이 결핍을 자각하며 사는 것 같다. 

마이너의 삶이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메이저에게 없는 스스로의 부족함과 결핍을 항상 자각하며 사는 것이란 말이지.

 

2. 

그래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나라도 나를 기록해야 겠다 싶어서, 

올해부터는 열심히 기록을 하고 있다. 

혼술을 줄이니 저녁에 시간도 많아졋다. 

용도별로 노트를 나누어 기록을 하고 있는데 노트가 5개 정도 된다.

    a. 일정 기록 다이어리

    b. 가계부

   c. 긴 일기 노트

   d. 논문 노트

   e. 영어 공부 노트

열심히 기록하다보니 아니 나만 보는 노트가 무슨 소용이람.

게다가 죽기전에 이것들을 나 처분하고 죽어야 쪽팔리지 않으려나 싶어 시들해졌지만, 

요즘 자꾸 깜빡깜빡하고 기억이 뒤죽박죽이라, 

명상 차원에서 기록을 하고 있다. 

 

3. 

나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이 온다. 

잠이 오면 그냥 책상에 엎드려서 그냥 잔다. 

오늘의 스트레스는 팀원 하나가 또다른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다는 알고 충격을 받아서였다. 

비정규직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내가 가능한 범위에서 급여도 파격적으로 인상해주었었는데, 

(전직장 대비 40% 이상 올려줌)

정말 나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조직 구성원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몰상식한 일들을 많이도 저질렀고 그 중 몇 개는 꽤 심각해 보였다. 

나도 사회 생활 할만큼 했는데 

이 팀에서 정말 몰상식한 해괴한 사람을 3명이나 만났더니. 

내게 문제가 있나라는 생각이 습관처럼 들라구 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들의 파괴력이 큰 것은 사실이었으나, 멀쩡한 팀원들이 다수였다. 

그냥 운이 좀 나빴을 뿐인데 그걸 가지고 내 스스로를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적당히 불완전한 사람일 뿐이다.

이것도 다 경험이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