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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물미역 2022. 5. 17. 09:13

1.
이번주에는 용산에서 외부 교육이 있는 주간이다.
원래는 강동구에서 여의도 회사까지 차를 가지고 출퇴근하는데
교육장에서 주차지원이 안된다고 해서 교육이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 간만에 대중교통 탔다.
사실 나는 운전하기가 이젠 지치고 시간도 아깝고 해서
남들이 운전해주는 차가 제일 좋기 때문에 대중교통도 좋아한다.
그런데 노트북에 타블렛에 스피커까지 각종 기기들을 꽉꽉채운 가방을 이고지고,
사람들이 꽉꽉 찬 출퇴근길에 마을버스 1회, 지하철 1회 환승으로 이어지는 길고 긴 여정을 밟자니 너무 힘들어서
하루 교육장 왕복 해보고 완전 뻗어버림.
도로가 막힐지언정 자차 출퇴근이 가능한 환경에 새삼 감사하게 생각함.
2.
이 분야의 일을 시작하면서 거의 대부분 교육을 하는 쪽이었지 교육을 듣는 쪽이 아니었는데
지금 일하는 회사가 워낙 IT 측면에서 후지다보니 첨단 업무 경험을 할 수가 없어
부득이하게 교육을 듣고 있다.
강사가 나름 이 분야에서는 잘 나가는 편인 것으로 알고 있느데
교수 능력에는 심각한 회의가 들며 하여간 겁나 맘에 안 듬.
내가 젤 싫어하는 말투 그러니까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과시하는 떠벌이같은 말투를 가진데다
설명도 잘하는지 모르겠음.
아이 짱나
3.
Manager가 올해 연봉 계약서 나왔다고 알려주면서 Congrats라고 하길래,
내가 모르는 호재라도 있나 했는데
우와....회사의 임금 인상율에 한참 부족한 인상율이 찍혀 있었다.
성과 평가가 안 좋았기 때문에 당연하다.
내가 이 회사에서도 직군/직급 대비 연봉이 높은 군에 속한데다
아직도 영어를 잘 못해서 말을 일단 찐따같이 하기 떄문에 평가는 어느 정도 포기는 했지만,

(아니 그래도 내가 훨씬 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고 이 직군에서 안하는 것들도 엄청 하는데!!)

사람 맘이 간사해서 평가 받을 때마다, 연봉 게약서 받을 때마다 솟구치는 짜증은 도통 어찌할 바가 없다.

올해도 평가 낮게 주면!!! 내가 정말!!! 갈 데도 없고 말이야!!! 어떻게 할 방도는 없지만 말이야!!
그래도 짜증이 난다 말이야!!!!
4.
나는 원래도 라면을 조아하는데
코로나와 함께 집에서 끼니 떼울 일이 많다보니
요 1~2년새 라면 소비가 부쩍 늘었다.
한창 때는 일주일에 4~5개를 먹은 적도 있고,
요즘도 2~3개는 먹는 듯.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아서 라면을 끊으려고 한동안 쟁여두지 않아보기도 했지만,
소주처럼 편의점에서 한 개씩 사다 먹는 통에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요튼 교육 들어러 왔다갔다보니
근처에 허름한 라면 가게가 있어서 점심으로 먹음.
칼칼한 육수로 라면을 끓이는데다 분식집의 강력한 화력이 더해져
집에서 끓여먹는 라면보다 훨씬 맛있었음.
게다가 만두라면 3,500원인 저렴한 가격까지. 완전 맘에 들었음.
라면+공기밥 일케 4,500원으로 알뜰한 점심을 먹고
그보다 비싼 5,000원짜리 스벅 아아를 쪽쪽 빨며 돌아오자니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5.

오늘 드디어 캐틀벨 스윙 성공.
30번 세션 중에 7번 끝나서 23번 남았는데
연장할지 말지를 벌써 매번 생각해보는 나는 역시 뭔가 좀 꼬여있는 것만은 사실.

6.

종호형 내한을 맞아 ㄹ과 관계 회복을 도모하고자
벌써 4년쯤 전인가 한창 싸울때인 2018년에 ㄹ이 마지막으로 보낸 장문의 까똑을 열어 보았다. (그렇다. 휴대폰 하나를 벌써 4~5년째 쓰고 있는 것이다. )
그 때는 넘 화가 나서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는 읽지도 않고 차단했었단 말이여.
여튼 4년만에 열어본 메시지는 당연하게도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화를 돋군다는 순수하고 강력한 의지하에 각별히 엄선된 문장으로 길고 길게 쓰여 있었고 당연히 이 메시지를 완독하는 것은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다만 의절 한 것이 잘한 결정이었는지에 대해 그간 간간히 들었던 후회 내지는 의문을 말끔하게 해소할 뿐만 아니라 매우 잘한 결정이었음을 스스로 확인하기에는 매우 충분했다. 그러니까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ㄹ을 알고 지낸 그 오랜 기간 동안 나는 그간의 ㄹ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 상당한 착각을 해왔던 것이다.

나는 우리가 친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그짝의 생각은 전혀 달랐던 거지. 아무리 내가 눈치가 엄기로서니 이렇게까지 착각을 심하게 하지는 않는데.....(긴가민가한 순간들이 소소하고 지속적인 다툼으로 터져나온 적도 있지만..) 여튼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줄도 모르고 혼자 착각해서 미안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이렇게라도 정리가 되서 서로에게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도 그간 나름대로 즐거웠던 시절들이 있었으니 의미있는 인연이었던 것까지는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