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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무리

물미역 2019. 6. 16. 00:48

시차탓에 별다른 어려움없이 축구 기다리면서 써보는 여행 마무리.

이번 여행은 혼자 간 여행 중에서 여러모로  베스트였다.

나름 중국과 남미를 제외한 대부문의 주요 지역은 거의 다녀보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출장+여행 통틀어 가본 외국 중 이제까지 스페인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터키가 스페인보다 자연 풍광도 훨씬 더 다채로웠고 , 

로마 그리스 이슬람을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 유산들이 훨씬 더 이국적인 느낌을 주어서, 

관광지자체로의 매력도 스페인보다는 터키가 훨씬 더 취향이었고, 

취향이 아닌자들도 터키가 더 다이나믹하다고 느낄 것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함.

 

그리고 패키지 사람들이 정말 좋았다.

동행이 있는 여행이라면 이 부분이 별로 안 중요하겠지만, 

혼자가는 패키지에서는 이 부분이 크리티컬 할수가 있음. (아마 다들 잘 모르겠찌만...;;;)

패키지는 3~4년쯤전에 간 동유럽 패키지가 마지막이었는데, 

그때는 20명이 넘는 규모였고 이번은 16명 정도의 소규모 그룹이었으며, 

대부분이 50~60대들이셔서 40대임에도 불구하고 막내군에 속하며 완존 챙김을 받을 수 있었음. 

집에 와서 같이 여행했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봐도  누구 하나 이상하거나 모난 사람들이 없었고 다들 친절했따. 

대부분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해야했던 지난번 패키지에 비해 

이번 패키지에서는 부탁하지 않아도 먼저 사진을 찍어 주었다는 점이 가장 단적인 차이점이다.

대부분이 애들을 다 키운 50~60대 부부들로 다들 경제적으로 여유있기 때문이 아닌가도 싶은데, 

여행지에서 자주 손을 잡고 다닐 정도로 서로 금슬도 좋아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정말 잘 챙겨준 세자매 이야기를 하지 않을수가 없다.

60대 전후의 세 자매팀이 있었는데 연령대에 비해 스타일도 영하고, 

성격들도 다들 한카리스마 하시면서 촌철살인의 유머러스함과, 

혼자 온 나를 비롯하여 가이드나 버스 운전 기사 등등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마음씀씀이와 여유 등등이, 

여러모로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를테면 나는 사진 찍는 게 지금도 참 어색한데 팀내에서 직설과 와일드를 담당하는 둘째 분이 나에게 말했음.

"물미역은 사진찍을 때 보면 표정이 항상 근엄하더라. 네가 머 장군이냐.!"

아 근데 이 말이 너무너무 웃긴거야. 그래서 그 뒤부터는 방긋방긋 웃을라고 하고 있음. ㅋ

세분 모두 사회 생활을 활발하게 지금까지 하고 있기 떄문인지

정말 내가 알던 노년층 여성과는 전혀 달랐다.

자매팀에서 여성스러움과 블랙유머를 담당하는 셋쨰분은 미적 감각이 탁월하셔서

내 사진을 정말 많이 찍어주셨는데 정말 사진을 잘 찍어서 깜놀했으며,

진심어리게 나를 챙겨주는게 감사해서 나도 소소히 아이스크림도 사드리고 짐도 들어드리고 했는데, 

그런것들을 손위어른이니까 혹은 그들이 나를 챙겨줬으니 당연히 여기지 않고, 

일일이 감사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 느껴졌고 

참 경우 바르다라덩가,  착하다라덩가, 가정 교육을 정말 잘 받은 것 같다 등등의 긍정적 피드백을 정말 많이 해줘서 나도 항상 감사했다.

모든 사회 생활과 인간 관계가 매우 서툰 나로써는,

어른들과의 관계도 결코 예외가 아니라 먼저 다가서는 싹싹한 타입도 아니고 해서 어찌나 황송한지 말이다.

여튼 공항에서 헤어지는데 아쉬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음.

낯선 사람에게 느끼는 순수한 호의라는 것을 느껴본적이 거의 없어서 참 신기했다.

 

그리고 또 빠질 수가 없던 것이 여행 가이드가 엄청 훈남이었어. 

내가 이제까지 실물로 본 사람중에 얼굴이 제일 잘생긴 건 아니지만,

왜 저 피지컬로 가이드를 하는 것인가 싶게 신체 비율이 젤 좋았던 것은 확실함. 

키가 187이라는데 얼굴이 정말 조막만해. 

글고 옷도 디게 깔끔하게 입고 스타일도 좋아서 , 

어딜 가나 눈이 안 갈수가 없고 움직이는 것만 봐도 참 흐뭇해지고 그러더란 말이지.

다만, 말을 유려하게 하는 편은 아니고(그래도 발성이 상당히 좋음)

자기도 자기가 잘생긴 거 아닌 타입인데다 어찌나 가오를 잡고 간지를 중요시 여기던지, 

다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지만 뭐 일단 이쁘잖아.

저정도 이쁘면 그 정도 단점은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 봄. 

회사에 잘생긴 남자라곤 도통 없는 탓에 아쉬웠던 눈호강을 8박9일내내 겁나 했음. 

게다가 여행 가이드 뿐 아니라 현지 가이드 터키인까지 눈빛이 그윽한 완전 훈남이었음.

 

그래서인지 여행 다녀와서 처음으로, 

서울이 시시하게 느껴지고 계속 다음 여행지를 찾아보게되는 신묘한 경험을 하는 중이다. 

9월 추석 연휴때 다시 가볼까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이번이 운이 참 좋았던 것 같아 자제하기로 했다. 

세상에는 터키처럼 매력적인 여행지가 더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번에 만난 세자매처럼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력적이고 나에게 배려까지 돋는 생면부지의 타인이나,, 

피지컬 좋은 완전 훈남 여행 가이드를 만날 수는 없을 것이리라.

아. 정말 좋아떠.

 

 

물론 터키 자체도 참으로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풍광도 문화 유적도 매우 다영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정도 이미지로 대단히 강추하는 바임.

솔직히 또가고 싶지만 혼자 가면 대단히 별로일 것을 알기에 다시 갈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