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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이야기

물미역 2021. 8. 31. 19:12

새로운 환경이나 관계에서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더 잘 알게 되 있다는 측면에서 

연애와 결혼, 여행 등이 개인의 성장과 성숙함에 일조한다고 애기는 쉽게 할 수 있지 모르겠지만, 

병원에서 퇴원한 엄마를 집에서 며칠 모시다 보니. 

확실히 나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미성숙하고 인내심이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괴로운 마음을 상담 선생님에게 하소연을 하노라니,

상담썜은 엄마가 문제가 많은 거라고 더욱 더 거침없이 나의 감정을 표출해야 된다고 하는데, 

뭔가 바람직하지않은 디렉션인데다 가스라이팅 당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비도 오고  우울한다. 

요 며칠의 엄마와의 동거가 아마 타인이 가장 오래 우리집에 머물고 있는건데

워낙 혼자 오래 살아서인지 엄마와 그것도 아픈 엄마와 한 집에서 지내는게 결코 쉽지 않다. 

오늘은 엄마를 모시고 하루종일 병원을 다녔는데, 너무나 피곤한 하루였다.

일단 큰 병원 자체가 주는 피로도가 매우 크다. 

내원객이며 보호자 등사람자체가 많아 북새통이며 검사며

진료며 수납이며 동선도 할일도 너무너무 복잡한데다 간호사들이 아무리 친절히 설명해줘도 늙어서인지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다음으로 뭘 해야 하는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고 코로나 때문에 병원 통제가 엄격해져서 그야말로 아수라장. 

가장 괴로운 부분은  부모님의 보호자로써 의사의 말을 경청하는 건데

나에 대한 진료 의견을 듣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게 너무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었다. 

차라리 내 몸이면 적당히 대충 그냥 그러려니 넘길 수  있겠는데 말이다. 

비도 많이 오고 여러모로 마음이 죄어드는 하루였다.

나는 너무 소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