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일
오늘은 웃기는 일이 많았다. ㅋㅋ
1.
한달에 한번꼴로 느슨하게 점심을 먹는 동년배 회사 친구들이랑 밥 먹었는데,
임원으로 잘 나가는 우리보다 어린 축의 어떤 여자 실장 싸가지 없다고 겁나 뒷담화를 까다가,
누군가 그러니까 시집을 못갔지..잘 나가면 머해 다른 남자 실장한테 차였잖아...어찌나 고소하던지...까지에 이르자,
내가 왜!왜! 시집 못간게 어때서!!..라고 하니까,
아니..아니...자기는 다르지! 자기는 착하잖아. 애는 못됏고. 그 남자 실장이 애 못된거 알아본거야!! 라고 그러는 바람에
우와 우리 완전 유치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 하고 한참 웃었음. 이게 머야. ㅋㅋㅋㅋ하다가,
우리 지금 못난 애들끼리 모여서 잘나가는 애 질투하는 거인거 알지 ㅋㅋㅋㅋㅋ 하고
통렬한 자기 반성에 이르니 정말 웃기기 짝이 없었음..
아이 이 못난 사람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사랑스러워라. ㅋㅋㅋㅋㅋ
2,
데이터 싸이언티스트가 전세계 브랜치를 돌며 데이터 분석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한국 오피스에도 몇 개월 전 유럽 출신 데이터 싸이언티스트가 할당되었더랬다.
엮인 업무가 있어서 오늘 첨으로 미팅을 했는데
아시다시피 내가 가뜩이나 영어를 잘 못 하는데다 낯선 사람 만나는 것과 침묵이 흐르는 거를 도저히 견디지를 못하잖아.
그런데 이 냥반과의 미팅이 이거 3개가 겹치니까 넘 불편한거야.
그래서, 나도 모르게 개그 욕심에 내가 이 바닥에서 젤 잘났어...라는 레파토리를 깔고 말았는데,
이 냥반이 참 착하게도 어찌나 내 개그를 찰떡같이 잘 받아주던지. ㅋㅋㅋ
난 데이터 싸이언티스트가 수두룩 빽빽 한줄 알았는데 글로벌리 십몇명 밖에 안된다구 하더라.
그래서 너도 참 중요한 사람이구나 했더니 맞다구 마치 너처럼 자기두 엄청 전문가라고 하는데 넘 웃겼어. ㅋㅋ...ㅋ..음. 말로 설명하니 별로 안 웃긴 걸 보니 내가 그떄 긴장해서 좀 흥분상태였던 관계로 상황을 좀 과장해서 받아들였나.....? 아냐아냐..다시 생각해도 웃겨...어떻게든 내 개그를 맞춰주려고 했던 착한 한 너드의 애처러움이 포인트인거 같아. ㅋㅋ
여튼 지난번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던 유럽 임원도 그렇구 이 냥반도 그렇고 유럽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참 친절한 것 같다.
하지만 회의는 도저히 먼 소린지 모르겠어서 30분만에 파했다. 우훗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