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미역 2024. 10. 7. 10:38

1. 아침에 올팍 (나름) 조깅함. 어제 올팍을 산책하다 어떤 남자가 조깅하는 걸 봤는데 슝슝 힘있께 달려나가는 스피드가  넘나 멋져 보이고 나도 스피드 능력을 갖추고 싶고 일전에 주옹이가 달리기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한 것도 생각나서 조깅을 함 시도해 바따. 그래서 원래 시속 4.5km로 산책하는데 오늘은 나름 조깅을 시도해서 시속 5.2km를 찍었.......아무리 시작은 미약한 법이라지만 이게 머야!!!!

2. 조깅을 마치고 후다닥 샤워하고 짐을 챙겨서 구청 공유 오피스에 9시경 출근했다. 마침 공유 오피스가 언니네 집 근처에 있어서 언니네 집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도보로 3분정도 이동했다. 역시 집보다 훨씬 일하기 좋은 환경이라 집중해서 일할 줄 알았는데 잡다하게 할일이 엄청 많았음. 

이를테면, 일단 자리 세팅하고,  자동차 보험 할인을 위한 차량 사진 등록이 잘 안되서 고객센터와 통화하고 아파트 에어컨 업체가 사기친 것 떄문에 임예협에서 단체소송 진행 중이라 소송비 입금하고 업계 사람들과 점약 일정 잡고 하니 어느새 한시간 반이 훌쩍 지난거 레알 실화냐. 시간이 왜 이렇게 물처럼 흘러가는지....

3. 구청 공유오피스의 자유석 섹션에는 예상대로 역시나 나처럼 여기로 출근하는 고정멤버가 있었다. 다들 모하는 사람들인지 솔직히 좀 궁금했음. 한명은 온라인 쇼핑몰 하는지 간혹 전화로 CS 대응도 하더라. 물론 내가 가장 늙었어. 여기는 '청년' 지원 센터니까. 그래도 뭐 어때. 여기서 내가 제일 세금 많이 냈을 것이므로 당당하기 그지 없다. 

4. 나는 웬만하면 남들에게 먼저 연락안하는 편이다. 사실 이면에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도 한데 상담선생님과의 도움으로 이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중이기도 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너무나 고립된 생활에 사회성이 퇴화될까바 뿌리깊은 저항감을 의식적으로 극복하고 남들에게 연락을 먼저 하려고 하고 있다.

오늘은 예전 회사에서 비슷한 사유로 회사를 그만둔 법무팀 전무에게 어케 지내시냐고 연락을 해봤다. 사실 그 냥반도 예전 회사에 대한 기억이 안 좋을거라 연락할까 말까 몇번, 문자를 써놓고도 몇번을 망설이다 간신히 연락을 했는데 문자를 보내자마자 득달같이 전화가 걸려왔다. 그냥반은 나와는 달리 다른 법무법인에 벌써 이직을 했더라. 역시 서울대 법대 파워! 그래도 나와 비슷한 심리상태, 웬만하면 예전 회사 생각은 안할라구 하는데 불끈불끈 화가 치밀어오르는 그런 상태더라. 역시 나만 그런게 아니었으. 그래서 같이 조만간 한번 술먹기로 했다. 

5. 오늘은 일거리 하나 들어와서 기부니가 조음. 장소가 무려 인천 송도인데, 인천 송도는 잘 안가봐서 함 가보고 싶었던데다가 차를 뽑은 이래 첫 장거리 이동이라 전혀 안 귀찮고 약간 신이 나 있음. ㅋㅋㅋ 어떻게 일하고 살아갈지도 조금씩이나마 가닥을 잡아 가고 있음. 회사를 관두고 나니 이래저래 안 가본 동네 가 볼 일도 생기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되는 것만큼은 정말 조음. 

6. 여튼 여전히 이런저런 할 일이 많은데 자꾸 게을러지는 것만큼은 큰일이라 생활을 타이트하게 쪼여야겠다는 생각이 듬. 예전에는 회사 핑계, 학교 핑계 댈 게 많았는데 이제 에너지를 쓰고 돌볼 대상이 나밖에 없고 핑계 댈 것도 아예 없이 인생의 책임을 오로지 져야 하기 때문에 열씨미 안 살면 정말 조때는 것이다라는 위기감이 매우 크다.  

7. 차에 문콕 방지 스폰지가 안 붙어있어서 망설이다 딜러에게 붙여달라고 했더니 친절히 응대해주었다. 그래, 설명이나 진행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어쨌든 차도 한달이내 뽑아 주었고, 카드 오토캐시백도 자기가 받는 수수료까지 나한테 넘겨주었고, 시트색 확인할 수 있는 차량도 수배해주었으며  썬팅이랑 블박도 깔끔하게 잘 달아주었으니 중요한 것들은 잘 해준 것 같기는 하다. 

8. 타이트하게 일상을 쪼일려고 거금 20여만원을 들여 온라인 영어 학습 컨텐츠를 결제했다(이렇게 쓰면 결제하겠지?). 백수에게 20만원은 참으로 거금이라 여러번 망설였지만, 이렇게 안하면 영어공부를 아예 손놓을 것 같아서 큰 맘먹고 결재함. 세상에 무료 영어 학습 컨텐츠가 널리고 널린 건 나도 알지만 역시 쌍방 소통이 필요한 컨텐츠가 아니면 도통 안하는 나를 알기에 어쩔 수 없이 거금 들임. 

9. 아니 10월 매출이 왜 이모냥이지! 역시 후리랜서의 소득은 지속가능성이 없서.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