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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무엇일까.

물미역 2017. 12. 29. 19:34

1년정도 회사에서 상주했던 컨설팅 업체 직원이랑 차를 마시게 되었다.

내가 직접 같이 일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년째 우리 팀 프로젝트를 해 온데다가, 

성격이 워낙에 밝고 붙임성 있어서 같이 일하는 팀원들도 좋아하고 나도 편하게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그런 자리가 있을 때 프로젝트 끝낸 고객사 팀장으로써  무슨 말을 해야 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구.

그런데도 그런 자리를 만드는 건 웬지 남들은 다 그렇게 하는 것 같길래 내지는, 

그간의 수고에 대해 감사의 표시를 해야 그쪽도 회사에 애기하 좋을 것 같고 등등 일종의 역할극이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거지.

사실 팀 주간 보고 회의도 왜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거라도 해야 최소한의 팀이 유지되는 것 같고, 

남들 다 하길래 그냥 하는거야.

근데 사실 남들 다 한다고  관행적으로 굳이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팀원들에게 하지 말까 하고 물어봤는데, 

뭐 암 생각들이 엄서서 그냥 하는 거임. 

뭐 간혹 본부나 실 차원의 전달사항도 있고 해서 말이지.

그래서 여튼 다시 컨설팅 직원과의 대화를 애기해보자면, 

프로젝트 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이런저런 건 잘 했고 저런저런 건 좀 아쉽지만 그래도 잘 끝난 거 같아요, 

팀원들이랑도 잘 지내주고 해서 고마워요, 

혹시 나중에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애기해요 등등을

한 30분 정도 길게 늘여서 애기하는 건데, 

이 대화의 목표는 무엇인지 애기를 하면 할 수록 점점 잘 모르겠는 와중에, 

그 친구에게 새로 들어갈 프로젝트는 정해졌냐고 무러봤더니, 

일단 3주간 휴가를 가기로 했다길래 뭐할 거냐고 무러봤더니, 

일주일 정도는 가족들이랑 여행을 갈거고, 

2주정도는 가족들에게 휴가라고는 애기 아하고, 

친구가 하는 까페로 출퇴근하면서 40대에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을 좀 해볼 예정이라 했다.

한국에 있는 대학을 나와서 MBA는 미국에서 하고 글로발 컨설팅 펌에서 수석 컨설턴트로 일하는 이 친구는

지금 30대 후반이고 몇 년전에 결혼해서 지금은 아주 어린 아기가 있는 한 집안의 가장이기도 한데,

삶에 의지라곤 없이 물흐르듯 징징대며 살아온 내 인생에 비해 이 얼마나 진중한 접근이냐는 싶은 것이, 

완전 대단, 훌륭, 멋져 보였다능.

그에 비해 역시 나는 인생 헛살았어. 완전 헛살았어.

내가 뭐 하고 싶은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아직 잘 모르고 말이지.

뭐 세상엔 그런 사람도 있고 나같은 사람도 있고 한거지. 

뭐 어떻게 다들 그렇게 진지하게 사냐 말이지...;;;

근데 일단 싫어하는 것이 확실한 공부를 계속 하고 있다는 거 자체는 문제야. 인생이 낭비되는 이 느낌.

이제라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좀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흠....

하지만 내가 무슨...아하하하하...아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