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미역 2019. 10. 13. 16:22
일요일를 맞아 청소하고 칭구랑 올팍 라이딩 하고 다음 주가 마감인 외부 청탁 원고를 65프로 완성한다는 나름의 알찬 계획을 세웠다.
우선 청소를 시작하는데 전에 사다 놓은 옷걸이를 어디에 뒀는지 도통 생각이 안나. 좁디좁은 집안을 30분 넘게 뒤졌는데도 도통 나오질 않아 지쳐서 소파에 누워 스스로를 성찰하고 기억을 복귀해보다 다시 30분 동안 집안을 뒤엎고 지쳐서 자아 성찰과 기억 복기를 반복하다 스르륵 잠이 들었더니 그새 두 시간이 후딱 지나 있었다. 그 사이에 칭구로부터 날씨가 넘 좋아 급! 가족 모임 간다고 올팍 라이딩 취소한다는 까똑이 와있었음.
다시 청소를 재개하려 했는데 아..지난번에 사둔 옷걸이가 있어야 되는데 하고 30분을 더 뒤졌는데 아...진짜 안나옴. 분명 어디에 잘 둬야지 했는데 이런 거일 수록 도통 기억이 안남.
여튼 그래서 시름에 젖은 마음을 달래려 유튜브를 보다  또 먹방을 보고 치킨을 먹어야지 하고 무슨 치킨을 먹을지 폭풍 검색을 하니 어느새 세 시간이 후딱 지나 하루가 훌쩍 갔는데
결국 청소도 못하고 라이딩도 못하고 원고도 못쓴채 쓸쓸하게 일요일을 맞은 것처럼
나는 죽을 때도 아무것도 못하고 죽겠지라고 하기에는
난 원래 딱히 모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치킨이 오면 맛있게 먹어야지. 데헷.
요즘은 배달료 감안하면 이미 치킨 이만원 시대가 도래했더라. 만원대 초반이었던게 불과 1~2년 전인데 넘 비싼 듯. 그럼 치킨이 올 동안 다시 옷걸이를 찾아보장. 내가 얼마나 집착이 쩔고 질척거리는지 보여주지! 누구에게....? 볼 사람은 이미 그 사실을 뼈에 사무치게 아는 나밖에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