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미역 2024. 9. 15. 11:50

독거노인이라 원래 그렇기도 했지만,

후리랜서가 되고나서는 더욱더 명절이 별다른 의미가 없지만서도, 

그래도 연휴동안은 마감기한도, 고객님들 요청사항도 없다는 것이, 

은근 맘이 편하기도 한편, 

일거리 의뢰 전화도 더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마냥 맘이 편할 수 만은 복잡다단한 나의 마음. 

여튼 명절을 맞아 자제력이 아예 바닥을 기어서, 

연일 폭음과 폭식을 일삼던 끝에, 

급기야 오늘은 아침부터 술을 마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부랴부랴 채비를 차려 스벅으로 탈주했다. 

여튼 폭주하는 나의 무절제함으로 간신히 탈출해서, 

스벅에서 한숨을 돌리며 일정들을 점검해보고 있는데...

부담스런 일정 몇 개가 턱턱 맘에 걸린다. 

일단 추석 연휴 직후 주말에 예정된 유튜브 촬영....진짜 내가 이걸 왜 한다 했을까....

부담스럽다고 한사코 거절했어야 했는데, 

1인사업자가 들어오는 일감 거절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왜 후딱 받아서는....

아우. 부담스러워. 

원고 검토도 하고 헤메에약도 했었어야 하는데, 

진짜 하기가 싫어서 거들떠도 안 보다가 오늘 간신히 정신차리고 일정 챙겨보니까 

어느 덧 딱 일주일 남았음. 헤메샵 예약이 될라나 모르겄다. 아. 짜증나. 

게다가 또 하나는 채용박람회 같은데서 강연하는 건데, 

내가 그간 해온 건 1~2시간 짜리 정보전달성 강의인데, 

이거는 딱 20분짜리 메시지 전달성 강의거덩. 

시간은 짧지만 이런게 더 하기 어려븐 거 알지. 

진짜 부담되기 짝이 없다. 

나도 내 취업 앞가림 못하고 있는데

대학생들이랑 취준생들에게 이러저렇게 준비하세요..라고 하는게 이게 맞나 싶다.  

아..짜증나. 

추석까지가 마감인 원고도 있고...

아. 맞다. 맞다. 10월 중순에 뉴욕변호사협회 컨퍼런스 패널 참석도 있잖아.

이게 젤 부담스러.....

왜 회사를 관두고도 여전히 나는 일에 시달리는지 미스터리한 한편, 

그래도 소속된 회사 없이 아직은 일거리가 끊기지 않는다는 점에 감사하다 싶다가, 

어쩌면 어차피 이런 종류의 일을 하는게 내가 원하는 것일지도 몰라라고....

아직도 나는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내가 볼 떄는 원치않음에도 어쩔 수 없이 되버린 그냥 반백수인데...

일단 책을 빨리 하나 써야 하는데 이런 게으름으로는 텄어. 텄어. 

쪼끄만 책이라도 일단 9월말까지는 초안이라도 얼기설기 만들어 놔야지. 

P.S

그러니까 나에게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다음과 같은 패턴이 있다. 

1. 아침에는 운동 갈라 함. 

2. 운동 다녀오면 힘드니까 일단 집에서 늘어져 있음. 

3. 이래선 안되하고 씻고 짐싸고 채비하는데 1시간

4. 카페 와서 음료 주문하고 세팅하는데 30분

5. 메일/메시지 다시 체크하면서 일정 정리하는데 1시간

6. 일정 정리하다보면 해야 되는 일들이 하기 싫으니까 자꾸 짜증이 남. 

7. 블로그에 징징대는데 1시간

이러다 보면 카페에 5~6시간 있어도 집중하는 시간은 불과 2~3시간이라는 사실. 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