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란 무엇인가
집에서 쉬는 동안 했던 몇 가지 숙원 사업 중의 하나가 책장 정리이다.
포장 이사가 무색하게, 혹은 포장 이사가 원래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기준에 맞게 책을 분류해뒀었는데, 이사 업체에서 마구잡이로 책을 꽂아두다보니
책이 책장을 가득 채우고도 바닥에 흐를 지경이었는데,
학기 중엔 도저히 책장을 정리할 엄두가 안나서 방치해두다가 휴가 기간 중 약 이틀의 시간을 투자하여,
버릴 책 버리고 남길 책만 남긴 후 나름의 카테고리(외국 소설-국내 소설, 작가별, 장르별) 기준을 수립하여 책장을 정리했다
책을 정리하다보니 남이 볼까 두려운 부끄럽고 쓸모없는 책들이 의외로 많았을 뿐 아니라,.
(이를테면 안철수의 생각....이랄까, 박경철의 주식 서적이랄까..등등)
일단 대부분의 책들은 한번 이상 읽지 않고,
요즘엔 책을 거의 사지 않고 주로 도서관에서 빌려보다보니,
도통 먼 생각으로 이 많은 책들을 사들였는지 잘 알 수가 없더란 말이지.
전공서적 처럼 특정 목적을 가지고 수시로 들여다봐야하는 것이 아니라면,
필요하면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을텐데,
책을 사서 소장하는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어.
그래서 여튼 좋아하는 작가, 안 읽은 책, 수시 참고가 필요한 역사책, 여행서 정도만 빼고는,
약 150여권의 책을 추려 100여권은 약 13만원에 알라딘 중고 서적에 팔아 넘겼고,
알라딘 중고 서적에서도 매입하진 않는 책들은 재활용 쓰레기로 버릴 예정이다.
(이를테면 안철수의 생각이랄까, 박경철의 주식서적이랄까.. 등등)
좀처럼 다시 들춰보지 않는 책들은 결국 짐이 될 뿐이며, 필요하다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구할 방법이 있음에도
이렇게 책들을 사들인 이면은 지적 허영심 내지는 일종의 장비병같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튼 몇 차례의 분서 갱유 사태를 거치고도 약 200여권의 책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
발간된 모든 책을 가지고 있는 좋아하는 작가 몇 명(김영하, 김중혁, 정이현, 정미경, 이기호, 김언수, 박민규)의 책을 제외하고는 다 정리해도 될텐데 미련이 남아서 이고지고 있는 책들이 20년분량의 이상문학상 작품집이랄지, 읽지도 않을 흡연의 역사 같은 역사책 같은 것들이다.
앞으로는 웬만하면 책을 사지 않을 예정임.
쌓인 책 정리해서 그나마 속이 시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