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1. 꿈
흉흉한 정치 뉴스가 연일 쏟아져서 그런지,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산타꿈은 커녕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는 꿈을 꾸었다.
그때 나는 웬일인지 코엑스를 배회하고 있었는데,
북한군이 아니라 중공군의 제트기가 서울 시내를 폭격하더니 비행기에서 중공군이 쏟아져나왔다.
나는 코엑스 지하 상가로 대피해 은행의 창고같은 곳에 숨어 있었따.
그 와중에 현금을 미리 찾아두지 않았던게 후회가 되었따.
실제로 계엄사태쯤에 뱅크런 있을 수 있다고 경희가 현금 확보를 해놯야 한다고 했다 말이지.
숨죽여 숨어 있는데 중공군이 내가 숨은 창고까지 들어오는 바람에 들키고 말았다.
그런데 그 중공군은 순한 사람이라서 별다른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다.
그 창고에는 나 말고 숨어 있는 다른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이 창고를 수색하고 있던 중공군 하나를 생포해서
뺀치로 이빨을 하나하나 뽑더니(최근에 이가 시려서 치과 가야 하는데 안 가고 있는 것이 신경쓰여서 이런 장면이 나온 듯..-_-;;) 그 중공군을 높은 곳에서 추락시켰다.
여튼 세상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게 현실이 될 뻔 했다니, 천우신조로다가 큰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도 이 상황이 현재진행형이라니 정말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김어준 뉴스공장에서는 계엄 전후로 싸드 폭파해서 미군 살해하려는 계획도 있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게 크리스마스냐!!! 아우 흉흉해.
2. 관리비
첨으로 한달을 꽉채운 11월 관리비를 받았는데 27만원이 나와따.
전에 살던 빌라는 공동관리비 5만원+가스비 6만원+전기세 수도세 2만원해서 약 13만원 정도니까 두 배이상 오른거지.
집이 두 배 정도 넓어졌으니까 관리비도 두 배 정도 나오는게 당연한 걸까.
그래도 백수로써는 참으로 부담되는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글구 전에는 보일러 빵빵 틀면서 반팔에 반바지 입고 엄청 따땃하게 지내도 가스비가 7만원이 넘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집은 엄청 춥게 지냈거덩. 집에서도 수면 양말에 두꺼운 상하의 입고 지냈는데도 난방비가 7만원정도 나옴.
지역 난방이랑 나는 정말 안 맞어. 너무 안맞어. 다시 개별난방에서 보일러 빵빵하게 틀고 살고 싶다.
그리고 공동 관리비가 15만원 정도로 무려 세 배나 넘게 나옴. -_-;;;;;
앞으로 커뮤니티 센터 오픈하고 이래저래 하면 더 나올텐데...역시 주방복합이라 관리비 넘 비쌈. ㅜ.ㅜ
게다가 집이 넓어서 뭘 찾으려면 한참 걸린다.
오늘 아침에도 안경을 20분동안 찾았고(안마의자 틈새에 발견)
TV 리모컨은 10분 넘게 찾아야 했다(무려 싱크대 위에서 발견!).
괜히 어지럽힐 공간만 늘음.
여러모로 독신 생활에는 25평 이상은 비효율적인 것 같다.
궁극적으로는 개별난방되고 구조 좋은 25평 아파트로 이사가서 살아야겠다.
3.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상담도 잡혀 있었는데
상담 선생님이 이제는 충분한 란포가 생겼으니 하는 말이라며 아래와 같은 진단을 해주었다.
1) 정상인 대비 불안도가 아주 매우 높음
2) 사고방식이 대단히 건강하지 못함
3) 건강하지 못한 정신을 돌보기 위한 행동들(정신과 약먹기, 운동하기 등)을 하지 않음
4)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불평불만함 해대고 있음
5) 이거슨 대단히 무책임하며 미성숙한 행동임
6) 새해부터는 아래와 같은 것을 해야 함
a) 정신과 약 처방받아 따박따박 먹기
b) 금주하기
c) 운동하기
전에는 이런말 들었으면 좀 화가 났을 수도 있는데,
나 자신도 모두 공감하고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꼈던 것들이라 오히려 명쾌해짐.
그래도 내가 최근 몇가지 상황에 빡쳐하는 건 좋은 싸인이라고도 했다.
이제까지는 두려움에 압도되어 대단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두려움이 아니라 분노를 느끼는 건 좋은 거래.
내가 진짜 새해부터는 금주해야지....라고 생각하며
그러니까 올해 열씨미 마시자 하고 집에 와서 또 술마셨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