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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1일차 오후

물미역 2021. 12. 24. 16:39

#1.
아침에 간단히 몇가지 회사일과 개인적 업무 처리를 하고 씻고 잠실로 먼 길을 떠났다.
메트릭스 레저렉션을 봤는데 그냥저냥 볼만 하긴 했는데,
일단 메트릭스 트릴로지의 결말이 도통 기억나질 않아서 줄거리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뭔소린지도 모르겠는 감독의 장광설이 잔뜩 늘어난 기분이었지만
노숙자 포스의 키에노리브스를 보는 맛은 확실함.
배우들 늙어서 별로라는 평이 많나보던게 같이 늙어가는 나로써는 그정도면 진짜 곱게 늙은거지. 야. 너네는 평생 안 늙을 줄 아냐...나부랑이 정도가 방어의 최상이라는 건 역시 서글플 정도로 젊음은 빛나기만 하지만서도.
배우보다는 역시 감독이 문제인게 마지막 페미 한스푼은 감독의 함량 미달 내지는 무성의를....
일단 중간에 졸았고 감독의 장광설이 한층 더 심해졌지만,
굳이 선택하자면 안 만드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메트릭스에 할 애기가 더 남아 있었는지 여전히 잘 모르겠당.
#2.
영화를 보고 구찌 매장에 들렀는데
이미 7팀이나 대기가 있어서
먼 발치서 매장안에 디스플레이된 가방 한번 구경하고 발길을 도렸다.
먼 발치나마 실물을 보니 기럭저럭 괜찮아서 온라인 주문 할 예정이다.
#3.
점심을 못 먹어서 기력이 딸려
집에 오는 길에 동네 카페가서 아아와 크로플을 먹었다.
요새 어딜가나 크로플 천지인데 와플과 크로플의 차이가 뭔가 했는데,
크로플이 와플보다 좀 더 쫀득한 느낌정도라 왜 굳이 크로플이라 부르나 했는데,
불현듯, 섬광처럼 크로와상 생지를 와플 기계에 꿉는 거를 크로플이라 부르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요즘은 와플보다 크로플이 대세인 듯.
#4.
오후에 화상으로 알바를 참여했다.
돈은 쪼큼 주는데도 원래 예정된 평가 회의에서 간담회까지 부록으로 붙어 알뜰하게 빼먹는 회의였따.
예전에 정부미 먹던 시절에 정부부처 파견나갔다가 잠시 같이 일했던 사람을 만났느데
이 냥반이 당시 계약직 사무관이었다가 그거 끝나고 어디 교수로 갔다고 들었는데
전문성도 없으면서 박사랍시고 엄청 아는 척은 하는데다 인성도 거만하기 짝이 없어 겁나 싫어하던 냥반이었다
난 그 사람 싫어하기 때문에 어딜 가서 봐도 혹시나 눈에 띨 쎄라 멀찍이 거리를 두는데
그 냥반이 굳이 또 오래만이라고 아는 척을 길래 엄훠엄훠 교수님 이게 얼마만이에요...오호호호홍...하는
리액션이 습관처럼 나오고 말았따.
반갑지도 않은 냥반의 어떻게 지내냐는 형식적 질문에 민간에서 '개'고생 중이죠...하는 자기 비하도 굳이 양념처럼 곁들여서.
여튼 무난하고 품격있는 사회 생활은 여전히 내게 넘 어렵다.

#5.
동지를 맞이하여 언니 집에서 엄마가 해준 팥죽 먹었다.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