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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협심

물미역 2015. 11. 5. 08:15
출근하려고 지하철 기다리는데 3차 협심이 강림하셨다. 1차 어택은 제주도, 2차는 검사할때였지.
아마 어제 술을 많이 먹었으며 최근 약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그냥 느낌적인 느낌이려니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확실해졌다. 집에 가서 약을 먹고 출근하려고 다시 돌아나오는데 도저히 서 있을 수 없을 지경이 되어 역사안 벤치에 앉았다. 다행히 응급약으로 가지고다니는 니트로글리세린이 있어서 떨리는 손으로 약병에서 약을 꺼내 먹었다. 응급용으로 가지고 다니지만 정말 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지는 몰랐다. 약을 먹고 시간이 좀 지나니 다행히 발작은 잦아들었다. 몸에 힘이 없어서 벤치에 계속 누워있었더니 지나가던 역무사 아저씨가 와서 어디 아프냐고 물아보았다.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천근만근이었지만 급한 일이 있어서 출근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난 병자니까 지하철을 타면 당당히 노약자석에 앉아야지했는데 출근길의 만원 지하철에는 노약자석도 이미 만석이었다. 콩나물시루같이 빽빽한 지하철에 몸을 실은 출근길이 유달리 멀고 고단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간혹 찾아오는 이 발작을 평생 어떻게 핸들링하며 살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일단 술 먹은 다음날엔 꼭 약을 챙겨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