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미역 2022. 7. 24. 14:34

1. 

주말에는 알바를 하러 동네 까페에 가따. 

이번 알바는 500페이지짜리 PPT를 100페이지로 줄이고

관련된 퀴즈를 제출하는 건데, 

원래는 외부 전문가들 단가 야박하기로 소문난 업체에서 나온 건이라 가뜩이나 별반 할 생각이 없었다. 

아니나 달라, 첨에는 30만원에 후려칠라고 하길래 잘됐다 싶어서 안한다고했더니

얼마면 되냐고 해서 100만원으로 올려서 하기루 했다. 

단가가 올랐다고 귀찮은 마음까지 모두 사라지는 건 아니라

막상 하려니 넘 구찮아서  왜 이걸 하는지 끊임없이 되새겨야 했따.

땅파봐라. 100만원 나오나. 

2. 

동네 까페에서 겁나 투덜대며 알바하는데

오늘도 마실나온 옆 테이블 할머니팀이 갖쪄온 뜨끈뜨근한 옥수수를 건넸다. 

뜨끈뜨끈한 옥수수라니...절대 자발적으로 사먹거나 해먹지 않는 품목이지만

어르신이 건넨 거라 차마 거절 못하고 받아들어 먹었다. 

내가 붙임성이 있었더라면 어머~감사해요~느무느무 맛있네요~하고

적정한 리액션을 보였을텐데

그런 붙임성이 있었다면 

황금같은 주말을 까페에서 알바 하면서 있진 않았겠지. 

여튼 아 뭔가 더 밝고 긍정적인 리액션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에도 불구, 

그냥 조용히 우물우물 옥수수를 씹고 있을 뿐인 스스로가 좀 한심했다. 

옥수수는 뜨끈뜨끈한거에 비해 엄청 맛있지는 않았고 

먹다 보니 오전에 외계+인 보면서 언니랑 팝콘을 잔뜩 먹어치운 게 생각났다.

평소에 옥수수는 거의 안 먹는데 오늘은 간만에 옥수수 풍년이구나 싶었다. 

이 까페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먹을 걸 얻어먹은 건

지난번에 받아먹은 포켓몬 빵 이후 두번째임. 

옥수수도 포켓몬 빵도 결코 좋아하지 않는 푸목이지만, 

이렇게 예기치 않은 이벤트를 만날 수 있는 관계로 ,

시끄럽고 커피맛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웬지 자꾸 오게 되는 걸 보면 역시 나는 외로운 듯.

이젠 마실 오시는 동네 할머니들 얼굴도 거의 익혔음. 

물론 그렇다고 아는척을 하지는 않는다. 

사실 주인장 눈도 잘 안 마주치는...

뭐야..이렇게 적으니 완존 찐따같잖아. -.-;;;

3. 

외계+인은 최동훈 감독의 전작 답지 않게

연출이 별로 깔끔하지 않고 난잡하게 이거저거 잔뜩 벌여놌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도, 매력적인 캐릭터도, 신선한 비주얼도 없는

괴상한 작품이 되어버렸다.

유머들도 전체적으로 올드한 느낌. 

사실 전우치와 같은 도사들의 이야기를 꽤나 좋아했던 나로써는,

최동훈 감독의 욕심,

그러니까 사극 배경의 도사 이야기와 최첨단 외계물얼 접목해보겠다는 욕심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는데,

예술 영화가 아닌 상업 영화인 이상 

감독이 원하는대로 욕심껏 하도록 내버려두면 안된는 것 같다. 

그래도 최동훈이니까 이정도 시도라도 하지. 

시도에는 충분히 의의를 돌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하필이면 이게 2부작이라는 거.

2부작은 내년도 개봉이라고 1부 손익 분기점이 700만이라는데,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기엔 뭐 세상 쓸데없는 걱정이 최동훈 걱정일꺼다. 

그래도 염정아의 능청스런 쌈마이 캐릭터는 항상 잼남. ㅋㅋ

4. 

주말에는 하이볼 제조를 위해 산토리 위스키와 짐빔을 사러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갔다. 

차로 무려 20분이나 빗속을 뚫고 꾸역 꾸역 갔건만

아니 웬걸! 이마트 트레이더스에는 산토리 위스키도 없고 짐빔도 없는 것이 아닌가!!!! OTL

그렇다고 빈 손으로는 올 수는 없어

2만원정도 하는 Talisman이라는 스코틀랜드 위스키가 있어 사갖구 와놓고 정작 소주 마심. -_-;

아. T7 와인이 7900원에 팔길래 이것도 사옴. 

여튼 정체를 모르겠는 술은 도통 손이 잘 안 간다니까. 

게다가 지난주에는 날씨가 전반적으로 선선해서 하이볼 자체가 별로 안 땡겼음.  

Talisman 하이볼은 이번주에 다시 도전해봐야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