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미역 2024. 12. 23. 12:49

이번주부터는 좀 부지런히 살려고, 

아침부터 운동도 다녀오고 열씨미 일도 했는데, 

일 하다 같이 협업하는 어린 애가 자꾸 고집을 부려서 빡쳐서 신경질을 좀 냈다. 

신경질 낸게 또 신경쓰이고 빡친 감정은 또 남아서, 

머릿속이 복잡하고 일도 잘 안되서 멍때리고 링크드인을 보는데, 

이전 회사의 본사 공식 계정 피드를 보고 두 배로 빡쳤다.

그 계정에서 같이 긴밀이 일했던 A씨가 참 훌륭한 직원이라고 포스팅한거야. 

근데 이 사람은 정말 교활하고 일을 거의 안하는 사람이거등. 

이 사람과 같이 일 해본 사람은 누구나, 

한국 지사 직원, 본사 직원, 일본 동료, 울 팀장, 등등등 누구나!!!!! 누구나!!!! 이 사람이 일을 안 한다고 떠넘긴다는 걸 알고 있어. 

이 사람과 내가 업무가 겹치는게 많아서 내가 덤탱이 쓴게 한 두번이 아니야. 

일은 안하면서 별명이 폴리틱 몬스터일 정도라 지가 이익되는 것만 귀신같이 챙겨가서

다들 나보고 A씨떔에 고생이 많다구 했어. 

심지어 A씨도 나보고 고생이 많데..-_-;;;

그런데 왜 나는 회사 짤리고 애는 이렇게 승승장구 하는 거냐 말이지. 

그리고 왜!!!! 나한테 이 사람에 대해 그렇게 불평불만했던 사람들이 그 포스팅에 조아요나 처누르고 있냐 말이지!!!!

그래서 빡침이 두 배가 되어서 빡침이라는 감정에 압도되어 도통 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이 상황이, 이 세상이 얼마나 부당한지에 대해서 투덜투덜하거나 불평불만할 필요는 전혀 없다. 

원래 세상은 불공평하고 부당한 곳이기 떄문이다. 

언젠가 뭔가 나에게 유리한 상황이 있었다면 그것은 곧 타인에게 불공평하고 부당한 처세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왜 내가 이 상황에서 빡치고 있는가, 

빡쳐봤자 나만 손해인데 왜 빡침에 압도되어 뭘 못하고 있는지, 

스스로의 심리적 기제를 찬찬히 들여다볼 중요한 이벤트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자, 심호홉을 하고 내가 왜 빡쳤는지 생각해보자...........라고 기특하게 생각해보려했지만, 

씨바 잘 모르겠고, 일단 나는 개빡친다구!!!!

.....아냐..그래도 살펴보자......

음 결국 내 상황에 대한 자격지심 떄문 인 듯. 

내 상황에 자격지심이 있으니까 같이 협업하는 어린 애가 뭐라머라 자기 주장하는게 거슬리고, 

또 이상한 사람이 잘나가는게 배아프고 그런거지. 

그래서 중요한 것은 내가 내 상황에 대해 자격지심을 안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상황을 좀 객관적으로 보려고 인터넷 익명 커뮤니티에 글도 써봤다. 

내가 지금 실직 중이고 재취업은 시원찮고 자산은 이정도다...라고.....

그랬더니 흘리기 오졌다고 욕만 엄청 먹었고 사과하고 글도 지웠다. -_-;;

바바....내 상황이 뭐 디게 안 좋거 그런 건 아니잖아. 

그런니까 자격 지심도 가질 필요가 없지. 

객관적으로 내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거까지는 인정하는데, 

역시 가장 극복이 안되는 건 남들은 다 멀쩡히 사회인으로 회사 잘 다니는데, 

왜 나는!!! 뭔가 모자라서 나는!!! 내 꿈인 멀쩡한 회사에서 멀쩡한 월급쟁이를 못하냐는, 

상대적 배아픔이 문제다. 

아니 남들이 어떻게 살든 뭐가 대수야. 

왜 나는 남들보다 뒤처지는 걸 그렇게나 못견디는 걸까. 

이건 또 애정결핍이랑 상관이 있는데  남들보다 뒤처지면 사랑을 못받는다는 뿌리깊은 불안감이 있기 때 문이다. 

그런데 사실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 남들에게 사랑을 받고 안받고가 크게 중요하지 않고, 

내가 내 스스로를 사랑하자! 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건데..

이쯤되면 머릿속이 혼통 뒤엉킨채 혼돈의 연속이라 걍 낮술이나 먹고 싶은 거지. 

지금 낮술 먹으면 백프로 낮잠잘꺼고 그러면 저녁에나 일어나겠지. 

저녁에 일어나도 숙취땜에 머리가 아파서 무기력하게 있다보면

또 잠이 들고 어느새 백수의 하루가 또 흐르고 다음날이 밝아오겠지. 

내가 이래서 어떻게든 꼭 취직을 하려고 하는거야. 

이러다 정말 폐인 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