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미역 2020. 9. 17. 13:25

내 박사 논문은, 

내가 부논문으로 학회지에 실었던 아이디어를 보다 구체화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년간의 고찰 끝에 최초의 내 아이디어 자체가 애초에 개떡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째 논문이 잘 안써지더라니.

그래서 논문에다가 물미역(2018)이 모라모라 했지만

그것은 이러저러한 사유로 한마디로 아무런 근거도 없는 뻘소리였다 요지의 자기 부정적인 글을 쓰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현재의 내가 2년전의 나를 부정하는 이 순간이야말로 마침내 내가 논문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2년전의 나를 부정하니 막혔던 곳이 술술 풀리고 어찌나 논리가 아다리가 잘 맞아지던지. 

안녕. 2년전의 나.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네 아이디어는 정말 쓰레기였어. 

그래도 2년만에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니 인생이란 얼마나 경이로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