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숙취
금요일밤 가벼운 맘으로 들렸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음주 공세에 수많은 탈출 시도 끝에
무려 자정이 지나서야 풀려난 성종이형네 집 방문의 숙취는 정말이지 끔찍했고 엄청 오래갔다. 
와인 자체도 원래 숙취가 심한데 다른 술까지 많이 마셔서인지. 
이야...진짜 두통이 지독했고, 몸살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욱신욱신했다. 
다음날 토요일 오전 내내 호텔에서 갤갤대다
오후에 간신히 집에와서 종일 누워 있었던 것은 물론이요, 
무려 일요일 오후까지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엄서써. 
원래 알바 하나 했었어야 했는데 이를 어쨰. 
술 한번 많이 먹었다가 이렇게 허망하게 날려버린 시간과 체력이 넘 아까비.  
기력이 떨어져서 숙취 회복이 더딘걸까.
예전처럼 매일같이 소주 한병씩 먹고 하는 건 도저히 못힐 것 같다.
금연도 그렇고 나는 꼭 큰 병이 나야 몸에 좋지 않는 습관을 끊게 되는 것 같다.
담배 끊을 때 평생 필 수 있는 흡연량은 정해져 있으므로 아껴폈었어야 했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음에도 왜 음주에도 적용을 못한 것이야.
술도 오래 마시려면 아껴 마셔야겠다.

끔찍한 숙취로 소중한 주말을 순삭시켰지만 그래도 그 술자리가 참으로 재밌었기는 했다
토요일 오후 성종이 형에게 전화해봤더니
숙취가 진하게 묻어나는 끔찍하게도 피곤한 목소리로 숙취가 대단히 심하다고 하면서도
참 재밌고 즐거웠다고도 했다. ㅋㅋ
2. 해장
숙취 때문인지 토, 일 무지하게 뭘 계속 먹었다. 
일단 토요일에는 뭔가 몸보신을 해야 된다는 강박에 삼계탕을 시켜먹었따. 
일요일에는 아침 8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뭘 계속 먹었어.  미쳤나바 진짜. 
한 만칼로리 먹은 것 같음. 

3. 인상. 
나는 성종이 형과 정필이가 당연히 서로 첨 만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성종이 형이 정필이에게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어디서 꼭 뵌거 같네요..라고 인사를 해서
좀 위화감을 느꼈어.
내가 성종이 형에게 정팔이 애기도 하지 않았고 블로그 오지도 않는 걸루 알고 있거덩. 
그냥 예의상 한 말인가..하고 얼추 넘겼지. 
한창 술 마시다 서로 소개팅 한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정팔이는 이번에 성종이 형 보고 예전에 내가 소개팅 시켜 준 사람이랑 좀 닮았네...정도로 생각을 하긴 했데. 
근데 분위기가 완전 달라서 같은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던거야. 
예전에는 뭔가 소심하고 위축된 느낌이었다라고 하더군..
성종이 형이 결혼하고 나서 피부도 조아지고 만날떄마다 사람들에게 회춘한다는 말도 듣고 하는지라
인상이 많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 
결혼한지도 아마 십여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와이프가 아직도 성종이 형 엄청 좋아하고 존경하는게 티가 많이 났음.
아이도 에너지 넘치고 밝고 영특하고...
자가도 있고 대기업 다니고...
참으로 부럽기 짝이 없다....
 4. 탱고
성종이 형은 한 1년정도 탱고를 배우고 있는데 엄청 재밌다고 했다.  
성종이 형이 자세를 보여줬는데 탱고는 가슴과 가슴을 맞대는 춤이고, 
우리 나이가 탱고 동호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축이고 등등
스윙처럼 체력을 많이 쓰는 댄스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하는 건가바. 
그래서 중장년에 하기에 적합하고 해설 배우면 참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하긴 했는데, 
댄스는 넘 부끄러버. 
그래도 탱고 배워바야지. 
5. 
병가 들어가기 전에 병가 경험이 있던 회사 사람이랑 밥을 먹는데
그 사람이 병가 기간이 회사 다니면서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떄만 하더라도 아니 일을 원활하게 못하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라고 의아했는데, 
병가가 끝나가는 지금 정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다니면서 이렇게 길게 쉬어본 적이 없기도 하거니와, 
내 몸과 정신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회사를 다니지 않는 삶도 가치와 의미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기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서 회사 복귀했다 스트레스때문에 몸이 확 나빠질 까봐 걱정도 되서, 
이참에 때려치워야 되나....하는 생각도 든다. 
회사에 복귀하면 조급함을 가지지 말고 내 건강을 최우선시하면서 살살 일해야겠다. 
6. 
아...알바 해야 되는데..ㅜㅜ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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