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회사로 택배가 왔다.

나는 회사로 택배를 시키지 않기 때문에,

뭔가 하고 봤더니, 도라지청이었다.

 

 

안그래도 기침이 갈수록 심해져서,

도라지청이라도 사먹어볼까 하던 차였기 때문에,

(도라지가 목과 기관지에 좋다고 한다)

아니, 내가 기관지 안 좋아서 허구헌날 기침하는 모습을,

안쓰러워하는 누군가가 보낸건가 하고, 설레었다.

 

분명 수취인에는 우리 회사 빌딩과 내 이름이 적혀 있었고,

발송인에는 쇼핑몰이 적혀있었거덩.

 

누군가 나를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하고 울 회사로 보냈나바.

도대체 누가 보냈을까,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당최 보낼 사람이 없는것이야.

 

그리고 마침내 냉철하게 결론을 내렸지!

 

나를 생각해서 익명으로 도라지청을 회사로 보낼 사람은 존재하진않는다.!

 

그래서 알음알음 쇼핑몰로 전화했더니,

우리 회사가 세들어 산 건물 다른층의 동명이인에게 갈 택배가 나에게 잘 못 배달 된 거였어.

 

그래서 쇼핑몰이 그 동명이인에게 연락해주기로 하고,

그 냥반이 오늘 다시 도라자청 찾으러 우리 층으로 찾아와따.

우리는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도라지청을 주고받았는데,

나랑 이름이 똑같은 그 남자는 기껏해야 20대 후반 정도 되는 얼굴이 하연 꽤 훈남이었다.

 

여튼 나의 세상에는 동화란 없지.

냉철한 나의 자기 인식. 나이를 허투루 먹는게 아니어떠.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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