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할 것만 같던 월 30만보를 어제부로 달성했다.
어제도 전철역 3정가장을 걸어서 퇴근했다.
영화배우 하정우의 에세이집을 보고 감화를 받아 새해 목표로 설정하긴 했지만,
새해가 시작된지 2주가 지나도록 10만보도 못 걸었을 때는,
이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었는데,
다시 한번 추친력을 얻어보고자
부서 사람들에게 월 30만보 실패시 점심 쏘겠다고 공표한 것이, 주요 성공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월 30만보를 달성하는 한달간 느껴진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체중
놀랍게도 단 1kg도 줄지 않았다. 오히려 더 증가한 느낌.
어떻게 이럴 수가.
평생 이 몸무게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 체념하게 되었다.
2. 허리 치수
그런데, 허리 치수는 확실히 좀 줄었음.
3. 허리 통증
원래 허리 디스크가 있는지라 아침에 일어나며 허리가 넘 아파서 움직이기 좀 힘들었는데,
최근에는 확실히 허리 통증이 20% 정도 수준으로 대폭 감소됐다.
많이 걸어서 허리 근육이 강화되었다기 보다는,
허리치수가 좀 줄면서 허리에 부담이 덜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
4. 잠의 밀도
잠의 밀도가 확실히 높아졌다.
원래는 정말 자주깨고 뒤척대는 편인데,
최근에는 한두번 정도밖에 깨지 않아 비교적 숙념을 취하고 있다.
5. 걸음수 예측
어디 이동해야 할 때,
대략 이정도면 몇 보 정도 나올지 가늠하는 버릇이 생겼다.
하루 목표를 정하면 대략 요렇게 요렇게 걸으면 채워지겠다 싶은 감이 생기는데,
비교적 그 감이 얼추 맞아들어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6. 우울증
30분 이상 정도 걷고나면 몸을 움직여서 그런지 확실히 번민이 좀 줄어들고 삶의 의욕도 생기는 편인 것 같다. 그래서 디프레스되어 있는 시간이 좀 줄었다.
7. 피곤
월말에 걸음수 채우려고 주말에 2~3만보씩 걷고 연속해서 주중에도 1.5만보씩 걷고 하니까 정말 피곤하더라.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좀 쉬어주는게 좋을 듯.
8. 기관지
매연과 미세먼지 가득한 거리를 거의 매일 몇시간씩 걸어다녔더니 기관지가 매우 안 좋아짐.
첨엔 마스키 끼고 다녔는데 자꾸 안경에 김 서리고 걸리적 거려서 막판엔 거의 안했더니만 급격히 안 좋아짐.
허리디스크를 내어주고 기관지염을 얻은 셈이랄까?
귀찮더라도 마스크를 꼭 하고 다녀야겠다.
혹독한 겨울도 이렇게 버텼는데,
날 풀리면 더욱 걷기 좋지 않을까 싶어,
완죤 봄을 기다리고 있는 중.
1월에 열심히 했으니 2월에는 좀 쉬어가는 의미에서,
그리고 넘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담달에는 25만보만 걸을 예정이다.
오늘은 날도 춥고 해서 2월의 첫날이고 해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차 출근했는데,
답답하기도 하거니와 아침에 안 걸었더니 몸이 넘 무거운 것이 영 컨디션이 별로였다.
걷는게 좋은 거 같아.
어쨌든, 읽고 있라면 절로 운동화를 신고 걷고 싶어지는, 하정우의 이 책 정말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