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는 회사에 반항하는 마음으로 하루 종일 놀았다.

토요일에는 좌절의 마음으로 하루 종일 놀았따. 

일요일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언니네 아침을 먹으러 갔떠니

언니는 그럴꺼면 그냥 지금 회사 관두고 다른 데 알아보라고 했따.

그렇게 맘 고생 하면서 뭐하러 다니냐고했다.

여튼 그렇게 주말내내 빌빌대고 있다가

일요일 아침에 칭구가 라이딩 하자고 그래서 주섬주섬 짐을 챙겨 따릉이를 끌고 올림픽 파크로 갔따. 

혼자라면 절떄로 하지 않았을 텐데

그래도 칭구랑 자전저 타고 땀을 좀 빼고(그니까 뭐 오래 탄 건 아닌데 워낙 저질체력이라 5분만 타도 땀이 남)

친구한테 엄청 하소연하고

칭구네 애들한테 팥빙수 먹이고 어리고 밝은 기운을 좀 받았더니 그나마 삶의 의욕이 돌아와서 

자전거 타고 친구네 집에 가다 본 다른 동네 스벅으로 논문 쓰러 왔따. 

음료 주문을 하기 전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처음 온 곳이라 명당이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울 동네 스벅보다는 여기가 훨 더 조용해서 낫긴 했지만 

1층에 있자니 역시 음료 제조 소리 주문한 사람 부르는 소리 등등이 씨끄러워. 

2층에 가봤더니 대부분 높은 책상 뿐이라 별루야. 

2층에 간신히 벽을 등받이 삼아 만들어 놓은 좌석에 테이블 하나를 확보했는데, 

일단 음료 수거대 옆이라는 것과 2층 입구 쪽이라는 점이 거슬려. 

그리고 안쪽에라 웬지 어두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래서 창가쪽 높은 책상에 앉았는데

역시 높은 의지가 거슬리고

창이 안 깨끗하고 먼지랑 얼룩진 데가 많은 게 거슬려. 

나무가 덜 보이고 창가라 은근 열기와 복사열(?)이 느껴지는 것도 별루야. 

창 바로 앞이 횡단보도라서 사람드이 자꾸 왔다갔다하는 것도 넘나 싫어. 

그냥 다 거슬려. 

그냥 이 세상에 있는 내 존재 자체가 거슬려....라기 보다는

자리가 불편하고 싫은게 아니라 그냥 논문을 쓰기가 싫은거지. 

...

결국 좀 더 넓은 테이블이 있는 쪽으로 옮겼는데, 

뭔가 사람 소린데 말이 아닌 소리가 나서 뒤를 흘낏 돌아봤더니. 

바로 뒤쪽 옆 테이블에 바퀴벌레 두 마리가 서로 꼭 껴안고 꽁냥꽁냥 거리고 있었다. 

아니 저기요...공공장소에서 이러시면 곤란하다구요.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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