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은 개떡같았지만,
사실 입사 이래 최고로 좋아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가지고 있던 변변찮은 업무 철학을 그나마 펼칠 수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팀장이 넘 싫었습니다.

이번 인사 개편때,
팀장이 바뀔 것을 거의 확신하고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웬걸....팀장이 그대로라,
눈물을 머금고 좋아하는 일을 뒤로 하고,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다른 팀으로 옮겼습니다.

그 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300명이 모이는 행사,
평소 3개월 정도 준비하는 행사를,
2주만에 하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과장도 없습니다. 
 리터럴리 전부 팩트입니다.
 제가 지난주 월욜에 발령받았는데,
 근데 암것도 안되있었는데, 
 조직 논리로 하기는 해야 되는 상황인데, 나보고 하래고.
 근데 이거 작년 재작년도 했었는데 그떄는 3개월 준비 했던 것도 사실이고)

꾸역꾸역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개월정도 준비하는 행사여도,
좀처럼 발생하지 않을,
온갖 변수들이 불과 1주3일사이에 참 많이도 발생하더만요. 

가정을 하자면, 
원래 잠깐 팀장들끼리 모여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그 회의에, 부장이 온다고 하더니,
상무도 온다고 했다가,
마침내 전무나 부사장이 오기로 하더니만,
급기야 주주 총회가 그 회의에서 열린다덩가 하는 정도는,
뭐 그 많은 변수 중의 일부일 뿐이져.

우욱.

뭐, 그런 관계로,
매일매일 12시 퇴근인 요즘입니다.

게다가 저의 피난처였던 노조 활동은,
최근접 거리에서 보는 노조는 밖에서 보는 거랑 많이 다르더만요.

우욱.

뭐 그런데다,
막연한 희망을 가졌던
럴네집에서 개최된 글렌피딕 파티마저,
종국에는 비극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우욱.

올해는, 아마,
사람에 대한 많은 기대를 접게 되는 한해가 될까바,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그 기대라는 것이
정말 얼마 안남았는데,
그거마저 없으면, 나는....나는.....

이라는 사념조차 할 수 없는 요즘이네여.

영혼을 축내며 일하다,
12시에 퇴근해서,
접떄 럴네 집에서 남겨 온 글렌피딕 먹고,
그나마 며칠만에 주사 모드 돌입해서 이거라도 남기는 중.


결론 : 양주는 참 좋아요. 쩜만 먹어도 취해여.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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