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18년간의 직장 생활동안 출산휴가 혹은 육아 휴직 없이 쉼없이 달려온 지난 세월을 뒤로하고, 

처음으로 한달여간의 휴식기를 가지면서 내 인생이랄지, 미래랄지 하는 것을 곰곰히 생각해보고 싶었으나,

나란 인간은 원래가 자아 성찰이란 능력치 자체가 근본적으로 심하게 결여된데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오로지 이야기 소비꾼의 역할밖에 없나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멍만 떄리다보니, 

어느덧 한달이 훌쩍 지나 사무실에 복귀했는데,

그간 단단히 조였던 마음가짐이 흐틀어졌는지

한달간 있었던 것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Issue들 하루에 몰아치는 것이, 하루가 참으로 더디 가더라.

어쨌든 나름 장기간 사무실을 떠나 있으면서 굳이  느낀 것을 꼽자면, 

나는 내 일과 커리어에 대해 나름 푸라이드가 있었것만 그것은 허상일 뿐이며 

나란 인간은 회사와 그 얄량한 매니저 라벨을 떼고나면 매사 우물쭈물하는 의지 박약의 알콜중독의 비만 노처녀일 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회사 안에서의 모든 것이 다 부질없게 느껴졌다.

게다가 작금의 회사 생활을 돌아볼 때 3년앞을 바라보기 힘들고 잘 버티면 5년이며 그나마도 좋은 시절 다 지나서 능력을 인정받는다거나 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도  꺠달으며 뭔가 직장 생활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업무에 의욕이 떨어졌다기 보다는 어차피 부질없는데 업무에 대한 번민과 갈등이 무슨 의미이리,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역할만 하고 아직 미래가 남은 팀원들이 보다 더 나은 회사 생활 할 수 있는 것을 최우서 목표로 해서 요긴한 쓸모가 되어주자라는 생각정도가 들었다. 

그러고나니 팀원들이든 동료나 적들이든 사람을 대하는 것도 좀 더 맘이 편해졌다.

원래도 잘 굽실대었지만 굽실대는 마음이 좀 더 편안해졌다랄까.

회사에서의 갈등이나 번민들은 남들보다 더 잘나보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되었나 보다.

그래, 나란 인간이 잘나면 얼마나 잘났으며 남들에게 인정을 뭐 얼마나 받고 무슨 부귀 영화를 보겠다고 아등바등이냐.

(그렇다고 엄청 아등바등 산 것도 아니지만)

회사에 있을 수 있는 때까지 할 수 있는 역할만 하며 살아야겠따.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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