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볼 떄는 하나도 안 중요한데,
스위스 보스가 엄청 급하고 중요한 거라고 해서,
생전 보도 못한 스위스 법무팀 아자씨랑 개발자 아자씨 불러서 어제 콜을 하는데,
보스 말과는 달리 이 아저씨들이 이 주제에 대해 관심없는 것은 물론이고 마인드셋마저 엉망진창이라 깜딱 놀랐잖아.
다음날 보스가 예정에 없던 콜을 잡더니 어제 회의가 어땠냐고 물어보더라.
자기도 뭔가 찜찜했나바.
넘나 이상하다고 다들 관심도 없는 것 같고 이해도도 부족한 것 같다고 그랬지.
보스가 이거슨 매우 전형적인 경우이니 상황이 좀 까다롭긴 하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열씨미 하라고 해주었따.
뭐 나도 사회생활 공력이 있고 애도 아닌데 뭘 이런걸 가지고 일일이 신경을 쓰시나 했지만,
머 걱정해주는 거니 좋은 거려니 대충 정리했다.
아니 근데 애티튜드가 이 모냥이면 사실 한국말로 설득이 어려운 건데,
생전 보지도 못한 스위스 아자씨들을 내가 도대체 어떻게 영어로 설득을 시키고 일을 진행하냐 말이냐. 아. 놔.
물론 나는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온 거지만 막상 닥치니 정말 짜증난다.
문화적인 차이 같은 게 꽤 있어서 상황 파악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내가 등신같은 상황일까봐 걱정될 때가 많다.
그래서 같이 콜에 있었던 Han에게 득달같이 전화해서, (재택근무중이라)
보스가 이런저런 말 했다! 나 회사 때려칠꺼야! 하고 엄청 징징대니 불안이 좀 사라졌다. ㅋㅋ
요즘은 뭔가 쫌만 이상하면 띠동갑을 넘어서 한 20년 정도는 족히 차이가 날 것 같은
20대 후반일 가능성이 높은 Han을 불들고 징징된다. (심지어 내 팀원도 아닌데)
Han 안녕! 나는 여기 나갈꺼야! 잘 지내 Han! ㅃㅃ~라고 하는데
첨에 Han은 아니 가긴 어딜가요 하요 하고 펄쩍 뛰었는데,
내가 하도 징징대니까 요샌 저 데리고 가요...라고 조금 바뀐 걸 보니 그러려니 하는 듯. ㅋㅋ
개 눈에는 자기 붙들고 징징대는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엄청 이상하게 보이겠지?
저 아줌마는 나이값도 못하고 왜 저라나 그럴지도 모르겠다.
여튼 이 눔의 회사! 겁나 짜증나는데, 짜증의 결은 지난 회사와 다르다.
일단 여기 IT 시스템이나 IT에 대한 임직원들 마인드셋이 넘나 후져.
디지털포메이션이네 뭐네 한창 하는데 여튼 구석기 수준이야 내가 봤을 떈.
뭐 인더스트리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고 그럴줄 알고 왔지만,
그래도 금속활자 한창 만들다가 여기서 돌이나 다듬고 있자니
감 떨어지는 소리가 퐉퐉 들림.
그래도 일년은 버텨야 한다. 인내심을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