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을 두고 있는 모 당에서, 선거가 한참이다.
옛날 회사 노조위원장님 권고에 따라 당적을 옮기고는,
바쁘기도 하고 관심도 없고 해서,
홈페이지 한번을 안가보고 뉴스레터 한번을 안 읽었는데,
선거라고 생전 본적도 없는 온갖 사람들이 전화에, 문자에, 카톡으로 연락을 해왔다.
뭐를 뽑는 선거인지도 잘 모르는데,
자꾸 모르는 사람들한테 메시지를 받으니 공해가 따로 없어 슬슬 짜증이 놔서,
아놔..탈당 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지막 남은 티끌과 같은 민주시민의 양심을 긁어모어
선거 마지막 날인 오늘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선거 페이지에 접속했다.
인증 모듈 설치하는 거 때문에 인터넷 창이 한꺼번에 닫히는 바람에 급부상한 마지막 귀찮음의 위기를 간신히 극복하고,
인증 까지 마쳤는데,
아니..이런..온갖 직책에 대한 선거가 무려 여섯개쯤 진행되고 있었다.
선거는 해야겠지, 후보들은 한 20명이 넘지, 출마의 변이나 공약따위는 읽어보지도 않고,
온니 느낌 뿐인 선거를 해야했는데,
이럴데 발동하는게, 학연/지연/섹스어필이었던 것 같다.
나랑 학교가 겹치면 찍고,
잘생기고 똑똑해보이는 남자면 찍고,
남자만 찍으면 미안하니까 여자도 한명 찍고,
뭔가 이름이 맘에 들면 찍고,
이런!!!정말이지 구태의연한 선거를 한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은 느껴질 뻔 하다가,
나같은 민주시민을 무성의한 선거를 하게 만들고 양심의 가책까지 느낄뻔 하게 만들다니,
이 정당의 선거 관리 시스템이나 당 운영 체계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