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주와 절연은 둘 다 할만하다. ㅎㅎ
왜냐하면 약도 많이 먹고 음식도 많이 먹고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을 비롯한 건강이 안 좋아지는 측면이 있겠지만,
그래도 맨정신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약도 술도 없이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는게 좋은건 나도 알아.
설계가 그렇게 안 되어 있는 걸 어뜨케.
2.
눈 오는 날 아침,
출근에 대한 조금의 스트레스도 없이,
(언제나 기본으로 깔고 가는 미래에 대한 엄청난 스트레스에 짖눌린채
산뜻한 폭설의 아침을 맞이하였다.
물론 넘 조음.
근처 공원으로 아침 산책도 다녀옴.
이거시 백수의 여유.
거실에서 보면 나무가 울창한 녹지가 보이는데
지도에는 공원이 안 보여서 가봤더니, 성당 마당이어떠.
3.
일 좀 하려고 하다 당연하게도 스마트폰을 보다가,
문득 유효기간이 오늘까지인 5만원짜리 외식 상품권을 발견했다.
유효기간 연장 방법을 알아보는 데에 40분,
이 상품권을 다른 상품권으로 바꿀 수 없는지 알아보는데 한 시간을 소요한 끝에,
오늘까지 오프라인에서 이 상품권을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사용 가능한 외식 체인점을 알아보고 각각 5만원 내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는데 한시간 반쯤 허비하는 내가, 한심하기 이를데 없었다.
도합 세 시간의 서칭 끝에 결론은 치킨 2.5마리 사서 한마리는 내가 냉동실에 얼려두고 1.5 마리는 언니네 준다임.
4.
오늘은 인생의 3대 영적 지도자 중 1인에게 한창 잔소리를 들었다.
3대 영적 지도자는 정파리, 노조위원장 A, 노조위원장 B인데 오늘 연락한 사람은 노조위원장 B이다.
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네가 계속 누워 있을 것 같아서 전화했으며,
너는 압박이 없으면 도통 움직이질 않으니 담주에 만나서 논문 애기를 하자는 것이어따.
실제로 나는 누워있었고, 쫌만 다듬어서 논문내야지 하는 원고가 두 개 정도 있었기 때문에,
암요암요 하고 30분 넘는 잔소리를 꺠갱하고 듣고 있었따.
사실 이 냥반도 원래 엄청 바쁜 냥반인데 재작년에 노조위원장 관두고,
지금은 일종의 안식기로 대학 파견나가 있어서 시간적 여유가 많다보니 내 걱정도 해주고 하는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그냥반은 월급이 계속 나오고 나는 크흑...
그리고 그 냥반은 내년쯤에는 대학으로 가려고 논문을 열씨미 쓰고 있는 사람이고, 나는 누워만 있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4.
21층에서 보는 눈송이는 빗방울 처럼 아래로 하강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바람에 따라 여기저기 부유한다.
부유하는 삶에 만족하며 징징대질 말거나,
빗방울처럼 열씨미 목표를 향해 정갈하고 열씨미 나아가거나 둘 중 하나만 해야지 말이야.
왜 내 디폴트는 무기력한 루저일까.
지금 상담쌤은 그 원인을 알아보려고 무던히도 노력을 많이 하시는데
매번 잘 안되서 지금은 좌절 단계이신것 같다.
얼마전에는 계속 이러시면 상담 이제 안해드려요...라고 하시길래
웬지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시면 상당히 곤란한데요잉. ㅜ.ㅜ 이라고 했음
내 디폴트는 엄청 에너제틱하고 긍정적이고 밝고 에너제틱합니다!!!!! 아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