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대학원 모임이라는데 나가봤다.

울 대학원에는 연구실이 네개인가 다섯개인가 있는데,

그 중 내가 속한 연구실의 모임이었다.

그냥 재학생들끼리 모여 교수님이랑 밥이나 먹으려니 하고 갔는데,

그게 아니라 이미 졸업한 사람들도 오고 하는 곳이었는데,

오랜만에 보는 학부 후배들, 96~97들이 이미 박사를 따고 나름 억대 연봉을 받으며

사회에서 나름 자리도 잡고 완연한 커리어우먼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저녁식사 모임이라 와인바에서 만났는데, 테이블이 두 군데로 나눠져 있었는데, .

내 또래 사람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에는 감히 못 앉고

나는 학부 05학번정도 되는 석/박사 재학중인 애들이랑 구석에서 자리잡고 있었다.

어린 애들쪽이 훨씬 편하고 대화도 잘 되더란 말이지.

 

생각해보면 나도 나이 많이 먹었고,

개네도 학부후배들이지만 나이 많이 먹었으니까,

안정적으로 사회생활하고 있는게 이상할 것도 없는데,

나는 왜 아직도 십년전과 다를바 없이 하루하루가  이렇게 마냥 어려운지 모르겠다.

굳이 따지자면 물정모르고 회사 다니던 십여년전이 더 맘은 편했던 것독 같고.

후배들인데도 어른같고 나는 아직 학생같아서, 위화감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P.S 대학원도 이제 3학기 정도 다니니까 적응이 되서 주말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 발제준비하고 하는게 별로 어렵고나 힘들지 않고 가끔은 재밌기도 하다. 하릴없이 멍 때리며 주말 보내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다. 가정이 없어서 그런건데, 정말 대학원 다니기를 잘한 것 같다.  옛날 회사 다닐때도 보고 페이퍼만들고 하는게 재밌었던 것 처럼. 익숙한 것을 하는게 재밌는 것 같다. 문제는 졸업 시험과 졸업 논문인데 뭐 어케 잘 될 것 같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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