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나.

카테고리 없음 2023. 7. 18. 21:55

두달전쯤인가 팀 회의에서 인도네시아 팀원의 엄마와 시스터가 한국 여행을 온다구 하더라구.  
다른 아시아 국가 사람들이 다들 어찌나 한국을 오고싶어하는지 참으로 공교롭다.
바야흐로  K컬쳐 전성 시대. 백범 김구 선생님 말씀대로 문화의 힘은 참으로 놀라운 거였어.
첨에 애기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냥 예의상 뭔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하라구 해.....라고 했는뎅
(설마 진짜루 연락하진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개가 가족들이 이번 주에 한국 오는데 자기가 가족 편에 뭔가 선물을 보냈데.
아니 뭔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나 싶어서
진짜 진심으로다가 그럴 필요 없는데.....라고 했더니
지난번 마드리드 출장 때 나는 자기한테 뭐 줬는데 자기는 준비를 못해서 그런거래....
그냥 팀원들 첨 만나는 거라 편의점에서 쪼끄만 허니버터 아몬드 사다준 거 뿐인데...
괜히 쓸데없는 짓 해서...
여튼 그 말을 들으니 아니 도대체 언제 연락해서 어디에서 만나야 하는거지...싶어서 계속 신경이 쓰이더라.
선물 그냥 맨입으로 받으면 안 될 것 같고 뭔가 시내 관광이라도 시켜줘야 하나 혼자서 쓸데없이 전전긍긍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인천 공항까지 픽업을 나가기로 한 스스로를 발견...!

아니, 미친 거 아니야...

엄마아빠 여행 다녀올 때도 안 나갔는데...ㅜ.ㅜ

아니 또 마침 아침 7시에 공항 도착한다 해서..

글구 나는 해외에 자유여행 가면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길이 젤 고단하더라구.

연로하신 어머님도 계신데....

근데 그들의 이름이 있는 손 피켓까지 인쇄하고 나서야 까달음...

1. 자식 영국 유학 보낼 정도로 부자집이면 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를 타고 올 계획이었겠지. 그거 먼저 뮬어볼걸. 괜히 공항에 마중나간다는 말을 먼저 꺼내서..

2. 어머님 오신다실래 나는 울 엄마 나이 생각했는데 인도  팀원은 아직 20대임을 감안하면 사실 개네 엄마가 내 나이일텐데....쿨럭...
택시가 아니라 공항버스 타고 올 계획이었다고 하더라도 내 나이 정도면 충분히 올 수 있는 건데..

3. 웬일인지 나는 비행시간이 열 몇시간 걸릴거라 지레짐작 했는데 알고보니 자카르타에서 서울까지는 4시간 밖에 안걸리더라. 쳇.

4. 공항 나가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개가 보냈다는 뭔가를 언능 받아 치우고 더이상 신경 안 쓰려고 하는건데 도착하자마자 캐리어 열어서 그거 건네주기가 또 이상한 것 같구. 또 만나야 되는 거 아닌가 싶규...ㅜ.ㅜ

진자 개가 누나라고만 안 불렀어도 내가 이릏게까지는 안한는디.
새벽 5시에 일어남. 아우. 졸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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