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심 후 잠깐 삐끗하긴했지만, 

전반적으로 금주는 그럭저럭 정착하던 와중에

어제 회사에서 내 실수로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내가 영어를 잘 못하기 떄문이었고, 

내 상사가 기대하는 바와 달리,

오랜 업무 습관으로 자꾸 본사의 지침보다는 로컬법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기 떄문이었다.

가볍게 생각했던 일이 뭔가 심각하게 흘러갔고,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했고, 

사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원인은 나에게 있어 자기 혐오를 피하기는 어려웠지만, 

이게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럴 일인가라는 생각에 심각해지는 상황을 전적으로 동의하고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이 스물스물 올라와 뇌를 지배하게 되었고 ,

퇴근길 차안에서 내내 소리를 질러댔지만, 

집에 도착하고서도 그 기운을 어떻게 떨쳐낼지를 몰라, 

결국 또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니 잠깐은 기분이 풀렸지만 ,

아침에 일어났더니 부정적 감정이 뇌에 여전히 찐득하게 달라붙어져 있는데다 ,

심한 무기력감까지 엄습해서 도통 아무일도 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텐데,

부정적인 기운을 떨쳐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텐데 아직은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풀려서 산책같은 걸 좀 쉽게 할 수 있으면 나을려나. 

게다가 이번 일을 계기로, 

이렇게까지 업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면, 

내 영어가 정말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이제까지는 아몰랑, 나 영어 못하는데 어쩌라고 배째며 꾸역꾸역 어찌어찌 넘겨왔던 여러가지 순간들이 .

사실은 너무 나이브하고 무책임했떤게 아닌가, 

이렇게까지 영어를 못하면 사실상 짤려도 아무말 할 수 없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래서.....아몰랑..-.-;;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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