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든좋든간에 바야흐로 우린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그거슨 바로 십년쯤전인가.
지금과 한치도 다를바없이
그때도 매일잠을 홀로 술로 지새며
내가 당최 남자칭구란게 있어본게 언제쯤이던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그때에, 문득 구런 생각을 했던거다.

그래. 난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어.
원하는게 있으면 돈을쓰자!

그리하여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공약을 걸었다. 남자를 소개시켜줬는데 잘 돼서 모든 서류절차가 완비된 시점, 다시 말해 혼인신고 완료 시점에서 성혼비로 일시금 50만원을 캐쉬로 통장에 꽂아주겠어여! 궁서체로 말하건데 나는 꽤나 진심이었다. 근데 아무도 남자를 소개시켜주지 않았다.

그리고 2~3년이 지난 삼십대 중반 나도 상당히 경쟁력이 떨어진 점을 고려하여 성혼비를 백만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아무도 남자를 소개시켜주지 않았다.

그로부터 또 2~3년이 지나 자본주의의 꽃은 역시 인센티브여....라는 생각에 성혼비 캐쉬 백만원+남자 연봉의 0.5%를 추가했다. 그러나 역시 아무도 남자를 소개시켜주지 않았다.

그로부터 또 2~3년이 지나 마흔을 목전에 둔 작년부터는 파격적으로 조건을 완화하여 성혼비 지급 시점을 서류절차 완비가 아닌 상견례로 파격조정하였다. 정말 이정도면 밑지는 장산데. 난 완전 궁서체 진심이건만, 여전히 아무도 내게 남자를 소개시켜주지 않는다. 심지어 착수비를 요구하는 사람까지 생김.

자본주의라는 경제구조로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정도로 나의 상태가 심각한거구나 싶은 것이, 사람은 자기 객관화가 잘 돼야되건만 나는 마흔 평생 머하고 산거냐 싶은 것이..ㅜㅜ

여튼 조건은 유효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도 해결안되는게 있다는 것은 일말의 사회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었던 것의 낙관적 징조인가...ㅠㅠ

P.S

얼마전에 몇 안남은 멀쩡한 총각에게 나랑 결혼하면 외제차를 사주고 내 모든 재산을 너에개 주마...라고 했더니....
그 넘이....그넘이....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거 성희롱아니냐며 ....성적수치심이 느껴진다며.....ㅠㅠ...아흑..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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