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점검

카테고리 없음 2024. 8. 18. 11:56

10월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 사전점검을 했다. 

총 3일의 기간이 주어졌는데, 

하루는 정팔이랑 하루는 사전점검 업체랑 하루는 언니랑 형부랑 시간 맞춰 가다보니, 

게다가 백수이다 보니! (회사 다녔어도 여름 휴가 기간이었겠지만) 3일 내내 가게 되었다. 

사전점검 업체 비용은 16만원이었는데 내가 태어나서 쓴 돈 중 가장 유용한 비용이었다. 

사전 점검 업체는 약 100여개의 하자를 찾아냈는데

역시 프로들이라 엄청 꼼꼼하게 봐주었고 혼자서는 도저히 할 엄두 자체가 아예 안났다. 

에어컨이 연결 안되서 집안이 엄청 더웠던고로 더욱 그랬음. 

분양 4년만에 처음으로 가본 새 아파트는 생각보다 훨씬 후졌더라. -_-;;

2군 건설사라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신축 아파트'라는 기대는 있었는데, 

이야...진짜 장난 아니게 후짐. 

입주민 단톡방에서도 4년이나 기다린 결과가 이거냐며 성토의 메시지들이 줄을 이었다. 

사람들이 실망한 포인트는 

아파트 인프라 측면에서는 1. 좁고 후진 주차장 진입로 2. 좁디좁은 주차면 3. 앙상한 조경 4. 볼품없는 문주 등이다. 

내부 측면에서는 1. 싱크대가 넘 낮음(심지어 식세기도 설치 불가한 높이!!!) 2. 워시타워도 일체형 세탁기도 진입 불가한 좁디좁은 다용도실 3. 엉망인 마감 4. 좁은 공간 등이 되겠다. 

나도 어느정도 그렇기는 한데 아무리 주상복합이라지만 고급진 신축 아파트기대해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고급내지 신축 느낌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그렇다고 구축처럼 구조가 넓은 것도 아니고

그냥 후져보이는 구식 주상복합이 나와버렸으니 사람들이 빡친 것도 이해가 간다. 

그간 인건비와 자재비가 많이 올라 여기저기서 비용감축을 한 티가 난달까. 

게다가 거의 전재산을 투자했는데 투자가치조차 낮은 전망이라니...

바로 인근의 둔주는 완전 떡상하고 있는데, 

이제까지 무주택자로 박탈감에 쩔어 살다가 이제 겨우 벗어나나 싶었던, 

나같은 서민들이 결국에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았을때의 좌절과 실망이라면 거창할 수도 있게지만, 

역시 좌절된 희망만큼 사람을 힘빠지게 하는게 없는 것 같다. 

재개발해서 아파트 올리는게 참으로 복잡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여튼 이 와중에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분양자들의 반응도 천차만별인데, 

이미 벌어진 일, 수습해서 우리 보금자리 잘 가꿔봅시다라는 긍정론자는 물론이요, 

뭐 이딴 아파트는 말도 안되는 아파트를 만들어 논거야,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론자,

이딴 아파트로는 가격도 오르지 않을 거고 우리는 다 망했어..라는 파국론자,

아니 이런것도 안된다니 으하하하하...수준의 실성한 사람까지 정말이지 다양하다. 

나는 언제나 그러하듯 다양한 의견들에 혹해가며 중심을 못잡고 있지. 

파국론자 말을 들으면 세상 끝난 것 같고, 긍정론자의 말을 들을면 잠시 희망을 가지다가...모 그런식...

여튼 나름 고대했던 아파트마저 이 모냥이라니 역시 올해는 되는게 없는걸까.

내 전체 인생에서 2024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여튼 확실한 것은 정신줄 잡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나름 거실에서 보이는 씨티 & 먼 마운틴 뷰. -_-;

앞쪽 재개발 되면 이마저도 가리겠지만. ㅋㅋㅋ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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