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카테고리 없음 2021. 7. 22. 23:21

내 자전거는 앞에 바구니를 달 수 없는 구조라 바구니가 뒤에 달렸다. 그래서 자전거 자물쇠를 뒷쪽 바구니에 싣고 다니는데 용케도 한번도 흘린 적이 없다가 오늘도 산책하려고 자전거 타고 올팍 가서 파킹하고 자물쇠를 잠그려고 보니 글쎄 바구니에 얌전히 있어야 할 자물쇠가 사라진고야. 그러고보니 올팍앞 횡단보도 건널 때 뭔가 철컥하는 느낌이 나서 괜시리 뒤돌아본 기억도 나더라구. 아마 그때 떨어진 듯.
동네 자전거포에서 만원 주고 산 내 자물쇠. 아깝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새로 사야겠네 했다가 그래도 검소함을 지향한다는 도의상 한번은왔던 길을 되돌어가며 자물쇠를 찾는 성의는 보여야한다는 생각에 귀찮음을 무릎쓰고 수색의 길을 떠나 마침내 문제의 횡단보도까지 도착을 했는뎅.
빠밤.
떡하니 기둥에 걸려있는 자물쇠라니.
그렇지 않아도 누군가 집어가는거야 그렇다치더라고 도로 한가운데 방치되서 차들에게 방해될까바 걱정됐는데 누군가 센스 있게 집어다 떡 하니 기둥에 걸어둔 것이다.
가끔 이렇게 세상은 상식적으로 돌아간다는 걸 체감하게 되는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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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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