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책 한권을 제대로 완독하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와중에, 

간만에 완독이 눈앞에 보이는 책. 

일본 문학 번역을 엄청 많이한 권남희라는 번역가가 쓴 에세이 <스타벅스 일기>이다.

이 냥반이 원래 딸래미랑 살았는데 직장 때문에 딸래미가 독립하고

50대 중반의 나이에 혼자 살기시작하면서 '빈둥지 증후군'으로 우울증과 무기력에 시달리다가, 

우연찮게 스타벅스에서 원고 작업 하기 좋다는 것을 깨닫고

거의 출근하시다시 스타벅스에서 노트북으로 원고작업하면서 느낀바를 쓴 에세이를 모아서 낸 책이다.

주로 우연히 보거나 듣게 되는 썡판 남인 옆자리 사람들의 상황이나 시즌 메뉴에 대한 설명이 많은데, 

글 하나가 2~3페이지 정도로 매우 짧고 진짜 아주아주 가벼워서 쑥쑬 읽힌다. 

일단  50대 여성 독거 노인의 에세이는 여러모로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무조건 읽는 편이고, 

(앞으로 어떻게 혼자 살아나갈지 여전히 막막하므로)

나도 한때는 박사논문 쓰로 지금은 알바 원고 쓰러 주말에 커피빈에 자주 가기 떔에

여러모로 공감하는 포인트가 있어서 소소하게 잼나게 읽었다. 

이를테면 넓은 매장안에서도 특별히 좋아하는 자리가 있다덩가, 

쌩판 남인 옆자리 사람들 대화를 듣거나 상황을 보게 된다덩가, 

단체 손님들 소음에 밀려 가방을 싸게된다덩가, 

빵빵한 에어컨을 피하기 위해 항상 긴팔 겉옷을 챙겨간다덩가 하는 소소한  부분들이다.

이게 본인에게는 사실  반복해서 발생하니까 꽤 중요한 사안들인데 

그 상황에 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진짜 별거 아닌 거긴 하거덩. ㅋㅋ 

이를테면 이 책에서 반복해서 나오는게, 

이 냥반은 환경 보호와 별적립 때문에 항상 개인 텀블러를 챙겨가서 음료를 받아오는데, 

그러다보니 음료의 비주얼이 잘 살지 못하는 부분을 항상 아쉬워하며 몇번이나 반복해서 애기하더라.

나로써는 정말 사소하기 이를데 없어 보였꺼덩. ㅋㅋ 

여튼 차이가 있다면 나는 이런 내가 좀 짜치다고 생각하고 

이 사람은 이런 걸 소소한 걸 모아서 책으로 내기까지 하다니.  

문학 번역가라 그런지 '갬성'과 '문장력'이 역시 남다른 분이신 듯. 

책 좋아하고 INFP 소심형인 건 비슷한지만서도. 

나도! 나도! <커피빈 일기> 같은 거 쓸꺼야!

일단 그 사람은 주제 하나로 간결하게 쓰길래, 

나도 '여러가지'로 묶어서 쓰지 않고 하나하나씩 공들여 써 보긴 뭘 써바...

여튼 뭔가 끄적거리고 싶은 기분이 드는 책 중 하나였다. 

 

......에어컨이 넘 빵빵해서 샥신이 쑤시고 발이 시림. 

온지 한시간 정도 밖에 안됐는데 아깝지만 걍 집에 가야겠다. 

저녁 안주 거리 사러 장이나 보러 가야겠땅. 

장보고 오면 늦은 오후일테니 걍 술먹고 자야징. 

아이. 츄워.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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