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큰둥

카테고리 없음 2021. 11. 5. 12:07

올해 초 드뎌! 학위를 마치고 시간이 생기면서 시작했던 피아노와 운동이

나름 어느 정도의 숙련도 향상을 거치거나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서는 급시큰둥 해지고 있음.

분명 피아노는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열씨미 해서 베토벤과 쇼팽을 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있었는데

수개월의 노력끝에 어려운 버전의 캐논을 얼추 치게 되는 정도가 되니

'막상 다른 곡을 시작할 엄두도 안나고

매일매일 체르니를 연습할 의욕도 없음. 

그래서 피아노 학원도 3주째 빠짐. 

운동만 하더라도 PT썜 바뀌고 나니 영 의욕이 사라져서

PT있는 날만 헬스장 가고 그나마도 자꾸 미루기 일쑤.

한떄는 분명 3대 150드는 여자가 되겠다고 결심했건만.

당시의 그 불같은 열정들은 죄다 어딜가버렸는지 참으로 미스테리다. 

역시 운동과 음악은 나와 별 상관이 없는 종목인걸까. 

유전자에 어떤 예체능 활동도 6개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써있나. 

설사 그렇게 써있다 하더라고 그게 구현되는 심리적 배선이 있을텐데

그게 뭔지 참으로 궁금하네.

그때랑 지금이랑 확실히 다른 건 회사에 적응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아마 회사떔에 넘 스트레스를 받아서 도피처가 필요했거나, 

아니면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으니 조금이라도 자기 효능감을 느낄만한 곳이 필요했던 듯. 

그래. 이게 더 말이 되는 것 같다. 

피아노는 어쩄든 악보따라 치면 되고 연습한 만큼 숙련도가 느는게 체감이 되고

운동은 암생각없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말이지. 

회사에서 좀 편안해지니까 그냥 마냥 늘어지네. 

아아아아아..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권태기를 극복하고

베토벤과 쇼팽의 그날까지!

3대 150의 그날까지 열쒸미 달려보아야겠다......

음. 역시 잘 안되는데. 

영어 썜도 정리했음. 

매사 다 시큰둥. 

어케 생각하면 이 쪽에 더 본성에 맞는 듯. 

매일 운동하고 피아노치고 영어 공부하는 나라니. 노노. 이게 나에게는 어색한 상항이었던거야.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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