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말내내 피로와 실의에 빠져 술독에 절어 살다가,

(보통 실의의 술독이라 함은 저녁은 물론이요, 아침부터 소주 한병씩 먹는 모 그런 상태임) 

오늘은 귀은이의 댓글을 보고 그래 내가 이러면 안되지 하고 간만에 운동을 갔다. 

역쉬 운동을 하면 좀 기분이 괜춘해짐.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를 실의의 술독에서 건져주는 구원 사다리의 끝은, 

여러분의 관심 한 스푼입니다. 크흑. ㅜ.ㅜ

2. 

원래 오늘 아침에도 분명 술 먹지 말아야지 생각하다가,

실의를 잠시나마 옆에 밀쳐 두고 운동을 하고 온 스스로가 넘 대견해서 먹는 간소한 저녁. 

사실 최근에 아파트 지하에 드디어 마트 체인이 오픈했더랬다. 

마트 오픈 즈음해서 샤워할려고 보니 마침 샴푸가 똑 떨어진건데, 

옷 대충 입고 엘베타고 마트가서 샴푸 사 갖고 집에 오는게 10분컷인 신세계를 경험하고 나니

괜히 신나서 매일매일 마트에 들렸지 모야. 

그러다보니 평소라면 좀처럼 사지 않는 빵이며 과일 등을 오로지 세일한다는 이유만으로 사고

충동소비가 엄청 심각해짐.  

이를테면 4팩에 9,900원하는 닭도리탕용 정육닭(비록 800그램짜리지만) 인간적으로 지나치기 힘든거 아님니까!

 "오늘이 마지막 물량입니다" "지금 가져가면 무조건 이득이에요"라며 파는 딸기, 

요즘 딸기 엄청 비싼거 아시죠, 과일을 잘 먹지 않음에도 안 사기 힘들잖아요!

그렇게 근 일주일을 매일같이 아파트 지하 마트에 들러 한 십만원어치 쓰고 나서야 

나...저 마트에는 내가 그닥 살게 없구나 싶음.

역시 마트는 홈플러스야. -_-;;

여기는 L마트인데 옛날 통닭 두마리에 19,900원은 솔직히 가격도 선 넘었고 드럽게 맛도 없음. 

마트 통닭의 최고봉은 홈플러스 로스티드 치킨임. 불과 7,999원에 보드랍고 넘 맛있음. 

여튼 충동구매로 사온 L마트 옛날 통닭 두마리를 주말내내 먹고 드뎌 짬처리 중. 

술 그만 먹어야 되는데 어제 먹던 와인이 남아서 먹는건데

솔직히 와인 한잔은 음료수 아닌가효. 

저 와인도 마트에서 4,900원에서 사온건데 저거 만큼은 걍걍 먹을만 해따. 

3. 실의에 빠진 이유

하도 급하다고 해서 나는 법인 등록과 은행 계좌만 있는 회사랄 것도 없는 조직에서, 

현재 근로 계약서도 쓰지 않고 일하는 중인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1월달 월급은 받아야 될 때가 되서,

내 연봉을 내가 정해야 되서 지원할 때 얼추 들은 금액에 500만원 더해서 올렸는데 

원래 들은 금액에서 25% 깎인 금액으로 통보가 왔다.

어뜨케 이럴 수 있느냐 싶지만 이 포지션이 워낙 특이한 포지션이라 그럴 수도 있고 따질데도 마땅찮음. 

가뜩이나 처음 들은 금액도 전에 받던 금액의 삼분의 일도 안되는데, 

여기서 더 25%를 깎는다니 내가 후리로 일할 때보다 적은 금액이라, 

이딴 저임금 받고 일하자니 자존심도 넘 상하고 해서 걍 때려칠란다 했다. 

근데 내가 후리하면서 일받아오는게 대부분 정부기관인데, 

내가 이거 떄려치면 정부기관에게 괘씸죄 사서 인제 일 받기 어렵거덩. 

그래서 관두지도 못하고 저임금으로 착취당하게 생겼나 싶어,

내 인생이 그렇지 모 하고 실의와 술독에 빠져 주말을 보내고, 

그래도 그렇지, 내가 이렇게는 못살아 하고 일단 떄려치기로 하고 

오빠들에게 논의한 결과, 

경쟁사에서 일하는 오빠 A는 아우, 뭐 그런델 다니냐..떄려쳐때려쳐..라고 했고,

노조위원장 출신 오빠 B는, 야...거긴 원래 그런데야...걍 군소리 없이 일 대충 하면서 다니고

거기 타이틀로다가 사이드잡이나 열심히 챙겨..라고 했음. 

그 어느 답변도 맘에 들지 않았지만 일단...지금 갈 데가 없어서...대충 다니고 사이드잡이나 챙길라구 하는데, 

아니!!! 내가 진짜!!! 여기 그럴려고 온게 아닌데, 

나는 진짜 업계에 기여할려구 온건데!!!! 일 대충하는 것도 싫은뎅!!!!!!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모...대충 해야지 모....

4. 

나름 여기가 문제의 단체고, 

나도 나름 네임드라서 내가 여기 갔다고 하니 업계가 솔직히 들썩임. 

경쟁사에서 거기 일잘하는 사람 가면 안 되는데 나 갔다고 깜놀했다고 들음. 

그런데 나를 이딴 식으로 대우해!!!라고 때려치고 싶어도

찍혀서 후리랜서 일도 안 들어올까바 때쳐치지도 못하고 아이고 내 팔자야....

라고 하다가...모...그래...돈 적게 주면 적게 일할꺼야..라고 하다가, 

나는 그렇게 설계된 사람이 아닌데...

게다가 나도 명예와 평판이 있는 사람인데 일 대충 못하는데...아흑흑...

이것이 외통수인가!!!!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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