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New year`s resolution
어차피 지키지 못할 것을 알기에 새해 결심이나 신년 계획을 세우지 않은지 꽤 되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런거라도 있어야 인생이 조금이라도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정을 앞두고 지금까지 생각해본 것은 다음과 같다.
(1) 단편 소설 한 작품 완성
(2) 기타 한 곡 악보 없이 완주
(3) 졸업 논문 완성
(4) 몸무게 55Kg 미만으로 감량
(5) 기술 자격증 따기
근데 눈 깜딱할사이에 2014년이 한달이나 지나버렸네.
이러다 어영부영 아무것도 못하고 2015년이 훌쩍 와버리겠어.
2. 기타 선생
그래서 새해 벽두부터 기타를 구입했는데 기타를 쳐본지가 워낙 오래되서 잘 못치겠더군.
그래서 일단 한달만 기타 학원에 등록했다.
내 기타 선생은 24살의 여자앤데,
요즘 애들 답지 않고 애가 진중하고 조근조근 설명도 아주 잘해준다.
얼굴도 아주 귀엽다.
실용음악과 다녔나 졸업했나 그런데,
지금은 2인조 밴드 활동도 하고 있다고 하더군.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학원에서 음악 가르치고 했다는데,
그 돈 모아서 합주 공연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배우는게 많았다며,
한국의 실용음악계의 교수 방식에 많은 불만이 있는 소신있는 여자애였다.
나이차도 나이차이지만,
나랑은 전혀 다른 그룹에 속한 사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인성도 좋고 잘 가르치고 열심히 성실히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너무 예뻐보인다.
기타 학원에 등록하지 않았다면 전혀 만날 일이 없었을 사람이라,
기타 선생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학원비 낸 게 아깝지 않을 정도로 참 호감이 간다.
하지만 한달만 다닐거라..-.-;
공연도 이것저것 보러 많이 다니던데 공연 친구 같은거 하면 좋겠다는 것은 부질없는 노처녀의 망상.
3. 드디어!
드디어 다음주에 차를 받는다.
작년 10월에 계약했는데 아직도 차가 안나와서,
작정하고 딜러에게 개진상을 떨었더니,
어찌된 셈인지 딜러가 갑자기 슥 하고 차를 내주었다.
역시 진상을 떨어야 일이 진행되는 세상인가.
그런데 작년에 계약한 금액에 비해 차값이 60만원이나 올랐는데,
잔금 지급은 출고일 기준이라서 인상분을 모두 내야 된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에 계약할때는 엔진오일 평생 무료 프로모션이 있었는데
그것도 12월까지라서 없어졌다고 한다.
아니!이런!젠장.
뭐 그걸 떠나서 생애 처음으로 큰 돈 쓰는 거라 완전 두근두근.
내일까지 잔금을 치뤄야 하는데,
내 소심함에 그 많은 잔금을 입금할 수 있을런지 정말 자신이 없다.
틀림없이 사놓고 후회할꺼야.
나는 평소에 차 쓸일도 별로 없는데.ㅜㅜ
게다가 보험은 무려 135만원!!!!
다시한번 말하지만 틀림없이 사놓고 돈아까워서 잠도 못자고 후회할까야.
그런데 왜 사지?
그냥 좋은 차를 타고 싶다.
비싼 차 말고 안전하고 제일 좋은 준준형 해치백을 사서 오래오래 타고 싶단 말이지.
그래도 아반떼가 두댄데! 크흑.
아냐아냐.
4.
이렇듯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어떤 선택이 좋은 것인지는 선택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음에도
모든 선택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가 지는 것인데,
나는 마흔 가까이 살면서 이 사실을 정말 깨닫지도 못하고 실천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회사로 옮기고 나서 나한테 이직하라고 조언했던 수많은 이전 회사 동료들을 원망하며 징징댔었지.
반쯤은 농담이었지만 재들 때문에 인생 망했다는 진심도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제 또 한번의 커다란 선택을 앞두고 있는데,
모쪼록 후회없는 선택이길 바랄 뿐더러, 이번에야말로 그 결과를 온전히 스스로 책임질 각오를 해본다.
그런데 어느쪽을 선택하든 확실히 또 후회하고 힘들어 할꺼야.
놀라울 것도 없이 나는 정말 세속적이고 물질적이고 돈을 좋아하면서도
권력욕, 명예욕, 공명심 등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는 허영심 덩어리라 말이지.
쓰다보니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의식이나 의존도를 줄이는 것 같다.
결국엔 자존감을 키워야 하는 것인데.
5.
늦었지만 다들 새해복많이 받기를.
멀리 물 건너 가는 사람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있어도 보기 힘든 사람들,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잘들 살아가기를.
6.
제주도에 출장갔다가
집에서 먹으려고 글렌피딕 12년산이 무려 1L짜리가 있어서 면세점에서 냅다 사왔다.
1L짜리 글렌피딕은 크고 아름다웠다.
모쪼록 최소 3개월에 걸쳐서 먹을 수 있기를.
전에 출장갔다가 사온 보드카 700ml짜리는 일주일만에 다 비웠던 기억이..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