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업보를 갚자.
쒼나는 금요일,
게다가 회사 이사로 원래 퇴근 시간에서 한시간 반이나 이른 4시에 이른 퇴근을 한 불금에는....... 역시 관장이다.
여튼! 불타는 금요일 밤을 맞어,
다음날인 토요일 아침에 있을 건강검진에 대비하여 약을 먹으며 장을 비우고 있었지.
이번 협심증 사태의 원인을 아직도 찾지 못해서 여러가지 검사를 진행 중인데,
의사 쌤이 위랑 대장 내시경도 해보자고 했거덩.
해본 사람은 알겠찌만 관장을 하면 딱히 할 수 있는게 없어요. 심지어 뭘 먹지도 못하지.
그래서 전도연/김남길 주연의 <무뢰한>이 IPTV에 무료로 풀렸길래 보고 있는데,
우울한 형사와 살인자의 애인이자 한물간 업소녀간의 쓰레기같은 사랑애기라는 설정이 설정인만큼,
담배피는 장면이 무척 많이 나오더군.
김남길이 담배 필 때만 해도 그냥 움찔 하는 정도였는데,
오오오오~~~전도연이 어찌나 담배를 사연있으면서도 휙휙 감기게 잘 피던지,
하마터면 나도 서랍안에 있는 담배 꺼내서 불붙일 뻔 했다.
참고로 무뢰한은 그럭저럭 볼만한데 굳이 한줄평을 하자면, 아! 전도연이다!전도연이다!전도연이다!라는 이동진 기자의 평을 그대로 애기하고 싶다.
김남길도 나름 선전하던데 전도연한테 존재감이 완전 발리던데.
여튼 순간의 강렬한 유혹을 간신히 억누르고 꺠달았지,
난 담배 못 끊어, 절대 못 끊어....다시 담배 피는 건 완전 시간 문제야....
여튼 흡연의 유혹과 관장의 괴로움으로 불금을 거의 뜬 눈으로 보내다 다음날 건강 검진을 갔는데,
키는 1.5cm가 줄어 있었고, 체중은 표준 몸무게 최대치에서 14kg을 초과해 있었따.
그래! 14kg빼서 표준 몸무게가 되면 그떄는 꼭 한 대 피우자. 꼭꼭.
설마 내가 14kg을 빼는 날이 오지는 않을테지만, 나름 다시 담배를 필 수 있다는 희망도 가질 수 있잖아!
그래. 정말 좋은 생각이야!!!
그간 몸을 함부로 다룬 업보도 갚을 겸. 우핫핫.
2. 사도
일요일에는 영화 사도를 보았다.
나는 사극도 별로 안 좋아하고 이준익도 별로라 해서 볼 생각이 별로 없었지만서도,
팟캐스트 씨네타운나인틴의다음주 영화가 사도라서,
팟캐스트를 즐겁게 듣기 위해 보앗다.
이것은 매우 다른 애기지만
위와 대장 내시경 결과 또한 매우 깨끗했다. 혈액검사 깨끗, 심전도, 초음파, CT 이상없음, 미드 하우스에서만 봤던 무려 운동 과부하 검사도 했는데 이 또하 깨끗.
이제 남은 검사는 심장에 일부러 약물 자극을 주고 경련이 일어나나 안 일어나나 보는 검사남았는데,
이게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언제 또 재발할지 몰라 엄청 불안하던 나날이었는데,
영화 사도를 보고 확실히 깨달았어.
내 병은 <홧병>이구나.ㅜㅜ
정치적 이유로 영조에게 미운털 박힌 사도세자가
진심이 오해받고 갈굼과 구박을 당한 화가 쌓여 삐뚤어지고 엇나가고 기행을 일삼고 급기야 패륜에 달하는 행각으로 뒤주에까지 갖히는 걸 보자니 어찌나 사도세자에게 공감이 가던지....
영조한데 생트집 잡혀서 갈굼과 구박당하는 사도세자를 보고 있자니 실장한테 맨날 갈굼당하는 내 처지가 생가나서 눈물나서 죽는 줄 알았어.ㅜㅜ
홧병은 어뜨케 치료해야 되나.....쩝. 한약이라도 먹으면 좀 나을려나.
3. 소일거리
술 안먹고 담배를 안피니 시간은 남아 돌고 정신은 말짱한데다,
오늘 사도를 보는데 연대가 하도 헷갈려서
한국사 책을 보며 소일거리로 조선왕조 연표를 만들고 있자니 정말이지 완전 노친네가 된 기분이지만,
아.....넘 재밌다는 것이 정말이지 큰일이다..ㅜㅜ. 이
하지만 가장 시급한 논문은 절대로 안쓴다는 게 함정.
근데 tv보면서 밥도 먹고 청소도 하면서 쉬엄쉬엄 하다보니
태조부터 시작해서 하루종일 했는데도 이제 겨우 세조하고 있네.
언제 사도세자까지 가나 몰겠네.
근데 고작 세조까지 했을 뿐인데도 조선사는 정말 다사다난 & 살벌하고마.
조선의 왕이라고 해봤자 명나라 눈치도 봐야되고 신하들이랑 경쟁해야 되고,
후세도 챙겨야 되는데 온갖 종친들이 뒤통수 칠까봐 전전긍긍해야 되고,
맘고생들 많았을 듯.; 이런 왕이라니, 시켜줘도 안하겠다.
4. 그녀는 예뻤다.
아. 정말 잼나다.
2000년대 로코퀸은 황정음이야. 황정음이야. 황정음이야.
박서준 넘 멋있어.멋있어.멋있어.
나이 마흔에 로코나 땡기고. 처량한 내 신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