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쌤

카테고리 없음 2018. 10. 11. 11:06

몇 번 말한 바 있는 영어쌤은 앵글로색슨 캐너디언 30대 후반 남성으로 명품족이다.

어제는 수업하는데 면세점 냄새가 나길래

향수 쓰냐고 했더니 향수 쓴다 해서 어쩐지 듀티 프리샵 스멜난다 했더니, 

이거 비싼 거라고 모두들 좋아하는 향이라고 굳이 강조하길래 머냐고 물었더니 샤넬이라구 했음.

(사실 샤넬이고 나발이고 내 주위에는 향수 쓰는 남자를 도통 보질 못해서 쩜 이상했음)

내가 비록 명품은 잘 모르지만 구찌의 삼선 배색은 내가 유일하게 인지하는 몇 안되는 디자인인데 

어느날 삼선 배색 스니커즈를 신었길래 오오 내가 아는거다 하고 구찌냐구 했더니 구찌라고 했음.

수업하다 하기 싫어서 딴청을 부리려고 시계 비싼 거냐 했더니,. 

비싼 거라길래 머냐고 물어보니까 롤렉스라고 했음.

내가 명품을 잘 못 알아봐서 그렇지 아마 하고 오는 것 마다 명품일 가능성이 많은 걸 보면,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네이티브 영어 선생 중에서도, 

이 선생은 앵글로색슨 커네디언으로 나름 하이 포지션을 구축해서, 

기울어져가는 한국의 영어 교육 시장에서도 여전히 꾸준한 돈벌이를 하며 여전히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듯 한데, 

(학생들도 주로 변호사, 의사, 아니면 대기업 임원이나 외국계 기업 등등임)

이제까지 만난 영어 선생들 중 단가가 젤 비싼 편이라

회사 지원금을 몽땅 넣고도 모자라서 내 돈도 쪼큼 들여가며 하는 중인데, 

(내 돈만 들여서는 절대 안 할 가격)

그래도 업무 내용을 설명하면 잘 이해하고 토론도 가능한 선생은 찾기 어려워서 벌써 일년 가까이 하고 있는 중이다.


30대 후반이지만 결혼은 물론 자녀를 가질 계획이나 의지가 전혀 없고, 

하루에 서너시간 정도 나같은 학생 만나 한시간씩 잡담일지 뭔지 모를 수업 하고, 

(그래도 다른 학생들은 완전 후리토킹만 하는데 나는 업무를 설명하는 방식이라 내 수업이 젤 어렵다 했음)

저녁에는 외국인 칭구들이나 한국인 칭구들과 매일매일(본인 피셜) 이태원 내지는 강남 등등에서 밤늦게까지 술마시고 쏘다니며,

주말에는 가끔 강릉이나 뭐 이런 곳으로 놀러다니는 그의 삶이 나는 진짜 하나도 안 부러움. 진짜. 진짜루.

근데 애가 나이에 비해 아직 철이 없어 그렇지 참 착하긴 해. 인성이 좋아. 징징대도 잘 받아줌.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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