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약을 먹어서인지,
빈혈은 호전되어 정상치의 최저 수준에서 선방하고 있고
지방간은 중증도로 악화되었고 디스크는 완연히 자리를 잡았으며
몇가지 부인과 질병들은 여전하다.
지방간과 디스크는 살만 빼면 확 나아질텐데싶어,
곧 부질없어질 체중 감량의 마음만 먹었다. 마음만,
독한 결심을 하기에는 주말에 맛있는 거 먹을 일이 넘 많아.
위장과 대장 관련 질병이 아직 없는 건
내시경을 아직 받지 않았기 때문인데,
플립이나 용종 정도로 얼추 막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수필 쓰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다들 너무 잘 쓴다.
세상에는 능력자가 넘 많다.
사실 테크닉을 떠나 사고의 문제나,
내 정신은 내 몸떵어리 만큼이나 척박하고 비루하기 짝이 없어,
자학, 초조, 불안, 냉소 외에는 도통 그럴듯한 뭔가가 나오지 않는다.
지난번 수필 쓰기 모임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유럽 자전거 여행을 떠났던 모 회원은,
자신의 글에서 보통 여행이 점의 여행이라면 자전거 여행은 선의 여행이라고 했는데,
그 표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인생도 상황, 순간, 업무 등의 점들을 연결한 선이 아닌가 싶었다.
일상이 좋은 점(dot)들로만 연결됐으면 좋겠는데,
나쁜 점(dot)들을 피할 수가 없고 예측할 수 없다는게 함정이다.
나는 따릉이가 참 좋다. 책과 영화도 참 좋다. 수필 클럽도 참 좋아. 가족도 좋구. 터키도 좋앗지.
따릉이 타고 다니고 책과 영화 보고 간혹 수필 클럽이나 여행을 다니며 가족들을 보내면서만 살 수 있는 인생은 참 좋겠지.
연인이나 자녀처럼 좋은 점들이 많으면 인생이 더 풍요로워지겠지.
나쁜 점을 지난 선은 나쁜 물이 묻어서 보통의 선 색깔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린다.
나는 나쁜 점을 지나고 있다.
온 몸에 오물이 묻어서 원래의 선 색으로 돌아오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